위나라 공자의 품행에 근심하는 노나라 처녀
위나라 공자의 품행에 근심하는 노나라 처녀
  • 오진원 논설위원
  • 승인 2018.12.31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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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은 노나라 문지기의 딸이었다. 어느 맑은 여름 밤 처녀 아이들이 뜰에 횃불을 밝혀 두고 베를 짜면서 즐겁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갑자기 영이 상심하여 눈물을 흘렸다. 친구 처녀들은 아주 이상하게 여겨 물었다. "무슨 억울한 일이라도 있니? 얘기 좀 해봐,얘!"

 영은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위나라 공자의 품행이 좋지 않다기에 울었던 거야."

 친구들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위나라가 우리 노나라와 무슨 상관이 있다고? 또 위나라 공자가 어질지 않다고 해도 그건 제후들 사정이야, 너 같은 가난한 집 딸이 왜 하필 그런 생각을 하니?"

  영이 대답했다. "내 생각은 그렇지 않아. 몇 해 전에 송나라의 대사마 환퇴가 송나라 군주에게 죄를 지어 우리 노나라로 도망쳐 왔을 때 여기에서 묵었지 않니? 그때 그의 말이 우리 채소밭으로 뛰어들어 뒹굴고 밟는 바람에 파릇파릇하던 채소들이 거의 죽어 버렸어. 그해에 우리는 채소를 절반밖에 거둬들이지 못했거든." 친구들은 숙연히 듣고 있었다.

 영은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지난해 월나라 왕 구천이 오나라를 공격했을 때 그 기세가 등등했지. 여러 나라 제후들이 그를 두려워하여 아첨하느라 노나라에서는 미녀를 바쳤어. 그 가운데 우리 언니들도 들어 있었어. 나중에 우리 오빠들이 불운한 누이들을 보러 월나라로 가던 길에 강도에게 피살당해 시체마저도 찾을 수 없었어."

  영은 계속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월나라가 공격했던 것은 오나라지만, 재앙을 당한 것은 우리 언니들이었고 비참하게 죽은 것도 우리 오빠들이었어. 이렇게 보면 재앙은 행복과 서로 반대되는 것이야. 재앙이 자라나면 행복은 없어지게 되지. 위나라 공자의 품행이 아주 나쁘고 싸움을 좋아하니 우리 어린 동생들이 언제 재앙을 당할지 모르는데 걱정이 안 되겠니?"

위나라 공자
위나라 공자

 ▶위나라 공자의 품행과 노나라 처녀의 눈물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 관계는 없다. 그러나 사태의 추이를 생각해보면 충분히 관련이 있다. 노나라 처녀는 원대한 안목으로 서로 연관성이 없는 것들이 사물의 발전 과정에서 연관성을 갖고 서로 의존하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먼 나라에서 일어난 전쟁이라도 언제 어떻게 발전하여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 대의명분을 위해서든, 지도자 개인의 야망을 성취하기 위해서든 나라와 나라 사이에 분쟁이 일어나면 억울하게 희생당하는 것은 언제나 영과 같은 갑남을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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