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더 잘생겼나
누가 더 잘생겼나
  • 오진원 논설위원
  • 승인 2019.01.0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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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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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는 훤칠하게 키가 크고 잘생긴 사람이었다. 어느 날 아침 옷을 차려 입던 그는 거울을 들여다보며 아내에게 말했다. "당신이 보기에 나와 성 북쪽에 살고 있는 서공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잘생긴 것 같소?"

 아내가 대답했다. "당신이 훨씬 잘생겼지요. 서공이 당신만 하겠어요?"

 서공은 제나라에서 미남자로 소문이 자자한 사람이었다. 추기는 자기가 서공보다 더 잘생겼다는 말이 못미더워 첩에게 물었다. "나와 서공을 비교하면 누가 더 잘생긴 것 같은가?"

 첩이 이렇게 대답했다. "서공이 당신만 하겠어요?"

 며칠 뒤 어떤 손님이 찾아와 담소를 나누게 되었는데, 내친김에 손님에게도 물어보았다. 손님의 대답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뒤 서공이 찾아왔다. 추기는 서공의 얼굴과 풍채, 몸가짐 등을 샅샅이 뜯어보고 속으로 자기와 비교해 보았지만 끝내 자기가 서공보다 나은 점을 찾을 수 없었다. 서공이 돌아간 뒤 다시 거울에 자기 모습을 비춰보고 자기가 서공보다 훨씬 못하다는 것을 느꼈다.

  추기는 밤새 잠을 못 이룬 채 생각하다가 마침내 결론을 얻었다. "아내는 나만 사랑하니까 당연히 내가 잘생겼다고 한 것이다. 첩은 나를 두려워하니까 내가 잘생겼다고 한 것이다. 손님도 면전에서 나를 추켜세우려고 한 것으로 보아 무슨 아쉬운 것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자신을 안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남이 아첨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뻐기고우쭐하는 사람은 자신을 알 수가 없다. 아첨하고 추켜세우는 말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바라는 것이 있다. 지도자나 권력을 가진 사람은 특히 언로를 넓혀서 비평을 잘 들을 줄 알아야한다. 처음에는 비평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다가도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비평을 하고 비판을 하면 어느 샌가 귀를 틀어막고 듣기 좋은 말만 듣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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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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