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빈 기자 =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16일 박지원 국정원장을 향해 "호랑이 꼬리를 밟았느니, 내가 입을 열면 재미 없다느니 이렇게 협박한 건 명백한 정치관여죄"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국정원법에 보면 정치관여죄가 있다"며 "정치관여죄는 국정원장이 자기 지위를 이용해 특정 정치인에 대해 반대 의사를 유포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걸 유포하기 위해 보도하라고 하면 이건 명백한 정치관여죄"라고 덧붙였다.
박 원장은 이른바 '윤석열 검찰 고발 사주' 보도와 관련해, 제보자인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 선대위 부위원장과 보도 관련 내용을 사전 논의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조 전 위원장이 이 보도를 한 뉴스버스 기자를 만난 지난 7월21일과 보도가 된 지난 2일 사이에 박 원장을 서울 한 호텔 식당에서 두 차례 만난 게 확인됐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는 지난 13일 박 국정원장과 조 전 부위원장 등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국가정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그러자 박 원장은 윤 전 총장 관련 검찰 수사 중 하나인 '윤우진 전 세무서장 뇌물수수 의혹' 사건을 언급하며, "그 자료를 다 가지고 있다. 윤 전 총장과 술도 많이 마셨다"며 "왜 잠자는 호랑이 꼬리 밟느냐"고 했다. 또 "내가 불고 다니면 재미없다"고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분(박 원장)이 스스로 정치 9단이라고 하던데, 옛날에 장세동 안기부장이 나타났나 싶을 정도로 국정원장이 국민 상대로 내가 입 열면 재미없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건 정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전날에도 KBS 라디오에 출연해 "박 원장이 호랑이 꼬리를 밟았느니 어쩌고 하는데, 내곡동 산에만 있지 왜 소공동까지 내려와서 헤집고 다니다가 꼬리를 잡히냐"고 했다. 이에 사회자가 "범은 가끔 내려온다"고 하자 민가에 나오면 전부 때려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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