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행정관과 육군총장의 만남 공방…"문제없어" vs "인사문란"
靑행정관과 육군총장의 만남 공방…"문제없어" vs "인사문란"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9.01.0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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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청와대 행정관의 인사 자료 분실과 부적절한 처신이 전해지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179월 청와대 인사수석실 정 모 행정관은 토요일 오전 국방부 근처의 한 카페에서 김용우 육군참모총장과 만났다. 이 자리에는 청와대 안보실에 파견된 육군 대령인 심 모 행정관도 함께했다.

김 총장은 정 행정관이 육군 인사 절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다며 만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실무자급에게도 확인할 수 있는 육군 인사선발 절차를 듣자며 4급 청와대 행정관이 장관급인 육군 최고 책임자를 불러낸 것이다.

특히, 세 사람이 만난 9월은 장성급 인사 절차가 진행되던 시기로 참모총장이 청와대 인사 관련 행정관과 만난 것은 적절하지 못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장성 진급 대상자에 대한 검증은 민정수석실 업무로 인사수석실 정 행정관의 업무도 아니었다. 이날 만남에 동행했던 심 행정관은 같은 해 12월 준장으로 진급했다.

정 행정관은 김 총장을 만난 뒤 군 인사 자료가 든 가방을 분실해 대기발령 조치 된 후 의원 면직됐다. 인사 자료 분실과 관련해 정 행정관은 청와대 안보실 및 군 관계자와의 외부 회의를 위해 차를 타고 가다가 담배를 피우려 잠시 주차했다. 차 안에 자료를 뒀다가 잃어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당시 만남에서 개별 인사와 관련한 논의는 없었으며 심 모 행정관의 진급 역시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7일 브리핑에서 “4급 행정관이든 인사수석이든 똑같이 대통령의 지침을 받아 수행하는 비서라며 대통령이 임명하는 인사는 모두 인사수석실 담당이다. 군 인사도 당연히 인사수석실에서 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분실된 문서는 공식 문서가 아니고 해당 행정관이 임의로 만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군 인사 자료를 분실한 청와대 행정관이 분실 당시 육군참모총장을 외부에서 따로 만난 사실이 드러나자 청와대의 인사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청와대 행정관의 위세가 그렇게 강한 건지 모르겠다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정 모 행정관은 부산의 모 대학 로스쿨을 졸업하고, 20171월 변호사 시험을 치렀다.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부산지역 캠프에서 활동한 후 청와대 인사수석실 4급 행정관으로 발탁된 사회 초년생이라며 그가 어떻게 정권의 핵심인 청와대에 들어가게 됐는지, 그것도 군 인사와는 아무런 관련된 경력도, 전문성도 갖추지 못한 사람에게 누가, , 어떤 목적으로 국방부 인사담당을 맡겼는지 반드시 청와대의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도 행정관이 오라고 하니 육군참모총장이 달려가는 등 비상식적 일들이 청와대에서 일어나고 있다참모총장 위에 행정관이라고 비난했다.

군 내부에서도 청와대 해명에 납득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아무리 청와대에서 근무한다고 하더라도 30대 행정관이 육군 대장을 불러 만나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군의 특성을 무시한 처사라는 반발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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