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창민 "지금보니 대박, 제도개선 필요"···올겨울 1호 계약 페이스북트위터네이버 블로그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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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시스
  • 승인 2019.01.10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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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척급 FA 이적 활발해야…구단·선수협 합의점 찾아야한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정말 너무 안 좋네요. 저는 진짜 '대박'인 것 같아요." 

올 겨울 FA 시장에서 가장 먼저 계약서에 사인한 모창민(33·NC 다이노스)의 말이다.

2018시즌을 마치고 FA가 된 모창민은 지난해 11월28일 원 소속구단 NC와 계약기간 3년, 최대 20억원에 계약했다. 계약금 8억원, 연봉 3억원 등 보장금액 17억원에 옵션 달성 시 매년 1억원씩을 받는 조건이다.

이 때만 해도 계약을 잘 마쳤다고만 여겼을 뿐 '대박'이라고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8일 NC 시무식을 마치고 마산구장에서 만난 모창민은 "모든 것을 에이전트에게 맡겼는데 최종 금액을 들은 뒤 만족해서 빨리 계약하고 운동하고 싶다고 했다"며 "세부적인 부분의 조율이 필요했는데 구단에서 신경써서 빨리 해줬다"고 계약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 때는 솔직히 '대박'이라는 것을 몰랐다. 잘했다고만 생각했다"며 "그런데 시장 상황이 너무 안 좋다. 지금 생각하니 대박 수준이다. 양의지, 최정, 이재원 같은 대형 FA 말고 준척급에서는 나만 계약했다. 진짜 대박"이라고 말했다.

2018시즌을 마치고 FA 시장에 나온 선수들은 총 15명인데 그 중 4명만 계약을 마쳤다. 대어급으로 분류된 최정, 이재원은 SK 와이번스에 잔류했고, 양의지는 NC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준척급 FA의 계약 소식은 모창민 이후 해가 넘기도록 들리지 않는다.

FA 한파 속에서 구단이 기대치를 충족하는 대우를 해줬기에 모창민은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  

NC 구단은 모창민과의 계약을 발표하면서 "모범적인 선수생활을 대표하는 좋은 사람으로 동료, 선후배를 이끌며 팀을 뭉치게 하는 역할도 더욱 기대한다"며 모창민에게 바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모창민은 "저 자신에게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항상 최선을 다하면서 모든 플레이를 열심히 한 것을 구단에서 좋게 생각해준 것 같다"고 답했다. "구단에서 좋은 대우를 해줘서 책임감이 크다. 구단이 나에게 바라는 부분이 있어서 잡지 않았겠나"라며 "예전까지 야구만 했다면 이제 후배들과 팀을 잘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도 커졌다"고 강조했다.

모든 것이 기대된다는 모창민은 "환경이 많이 바뀌어서 기대가 크다. 지난해 부상으로 3개월을 쉬었는데 올해 부상을 당하지 않고 144경기에 출전하고 싶다"는 각오도 드러냈다. 

일찌감치 계약을 마친 뒤 여유있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지만 "내가 계약했다고 해서 뒤로 빠지면 나쁜 놈"이라며 FA 제도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타 구단에 소속됐던 FA를 영입한 구단은 해당 선수의 전 소속 구단에 전년도 연봉의 200%와 20명의 보호선수 외 선수 1명을 보상해야 한다. 해당 선수의 원 소속 구단이 선수 보상을 원하지 않을 경우 전년도 연봉의 300%를 줘야 한다.

영입 비용뿐 아니라 보상금과 보상선수를 내줘야 하는 부담 탓에 구단들이 선뜻 준척급 FA 영입에 나서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올 시즌 중 FA 제도 개선 움직임은 있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9월 FA 제도 개선안을 프로야구선수협회에 전달했다. FA 상한액을 4년 총액 80억원으로 정하고, 계약금은 총액의 30%를 넘길 수 없다는 것이 골자다. 여기에 FA 등급제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선수협은 충분한 논의를 거칠 시간이 부족하고,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매우 높다며 개선안 수용을 거부했다. 

모창민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준척급 FA가 활발하게 이적할 수 있어야 프로야구도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짚었다. "선수들의 생각이 서로 달라 선수협 내부 의견에 대해 내가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구단 입장에서 상한선을 정해 선수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 같다"며 "선수들 생각도 물어보고 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선수협 회장 자리가 공석이라 합의점을 찾는데 시간이 더 걸리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회장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구단 생각, 선수협 욕심 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은 합의점을 잘 찾아 제도를 빨리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이라며 "조금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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