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환자 상태 악화하는 병리기전, 국내 연구진 처음 밝혀
알츠하이머 환자 상태 악화하는 병리기전, 국내 연구진 처음 밝혀
  • 천덕상 기자
  • 승인 2021.09.30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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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치매) 환자의 상태를 악화하는 병리기전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29일 서울대병원 치매뇌은행과 공동으로 진행한 국내 치매 환자 뇌조직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그동안 치매 위험인자는 체내 지질 및 콜레스테롤 운반체인 'ApoE'로 알려졌다. 특히 'ApoE4' 유전형을 가진 사람의 경우 치매 발병 위험이 최대 15배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으나 병리기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었다.

조철만 국립보건연구원 박사팀은 치매뇌은행사업을 통해 수집한 국내 치매 환자 뇌조직을 분석한 결과 ApoE4 유전형이 'FoxO3a'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해 치매 환자 뇌에서 발견되는 '인산화된 타우단백질' 축적을 유발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혔다.

FoxO3a는 세포 내로 침입한 미생물이나 변성 단백질, 기능상 문제가 생긴 미토콘트리아 등을 분해하는 자가포식작용과 세포 주기 등을 조절해 수명과 항상성 유지에 관여하는 단백질이다.

타우단백질은 뇌신경세포에서 길게 뻗은 축삭돌기를 구성하는 미세소관에 결합해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조 박사팀 연구에 따르면 ApoE4 유전형을 가진 치매 환자의 뇌에서는 FoxO3a가 크게 감소하고, 자가포식작용 관련 단백질이 현저하게 감소했다.

연구진은 자가포식작용 기능 저하로 인산화된 타우단백질 축적과 기능상 문제가 있는 미토콘드리아 제거 저해가 치매 환자의 병리기전이라고 해석했다.

고영호 국립보건연구원 뇌질환연구과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 및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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