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안보현 "'만찢남' 칭찬에 '됐다' 싶었죠...이미지 변신 보람"
[인터뷰]안보현 "'만찢남' 칭찬에 '됐다' 싶었죠...이미지 변신 보람"
  • 뉴시스
  • 승인 2021.11.0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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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의 세포들'서 '구웅' 역 활약
긴 머리에 수염…싱크로율 호평
"세포들, 상상 이상에 신선했다"
"시즌2? 부르면 달려가겠다"
내년 '군검사 도베르만' 출연
배우 안보현

강진아 기자 = "'만화를 찢고 나왔다'는 말을 들었을 때 '됐다' 싶었죠. '이태원 클라쓰'의 '장근원'이 아닌 '유미의 세포들'의 '구웅'으로 봐주니까 좋았어요. 드라마 캐릭터로 이미지 변신을 해서, 보람됐죠."

귀여운 세포들과 현실 공감 연애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은 티빙 오리지널 '유미의 세포들' 시즌1에서 '구웅'으로 활약한 배우 안보현은 이 같은 시청자 반응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워낙 탄탄한 웹툰 원작이 있고, 애니메이션 결합을 새롭게 시도한 작품이라서 고민도 많고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며 "하지만 많은 분이 재밌게 봐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기분 좋다. 배우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미의 세포들'은 평범한 직장인 '유미'(김고은)의 연애와 일상을 머릿속 세포들의 시각으로 유쾌하게 풀어낸 세포 단위 심리 로맨스다. 이성, 감성, 사랑, 욕망 등 다채로운 세포들이 만들어낸 흐름을 따라 유미가 먹고, 사랑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그려낸다.

안보현은 솔직하고 담백한 알고리즘의 'Yes or No' 사고법을 가진 게임개발자 구웅으로 열연했다. 뼛속까지 공대생으로 감성 화법 제로지만, 재고 따지지 않는 특유의 단순 솔직함을 무기로 유미의 사랑세포를 깨운다.

배우 안보현

◆"안보현, 대표하는 세포는 '감성세포'…김고은은 딱 '김유미'"

긴 머리에 까무잡잡한 피부, 수염까지 원작 웹툰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며 '만찢남'이라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태어나서 처음 긴 머리를 해봤다는 안보현은 캐릭터 '착붙'을 위해 가발을 썼고, 수염도 직접 길렀다.

"감독님께서 원작대로 안 해도 된다며 스타일을 열어뒀어요. 고민했지만, 원작 팬들의 기대치도 있을 테고 구웅의 시그니처인 긴 머리와 까만 피부를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죠. 원작에 싱크로율을 맞췄는데,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었어요."

애니메이션과 실사의 조화는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다. 생동감 넘치는 3D 애니메이션에 성우들의 활약으로 세포들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웹툰을 보면서 실사로 어떻게 구현될까 궁금했는데 상상 이상이었고, 신선했다"며 "새로운 시도라 시청자들에게 이질감이 있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세포들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유미의 세포들'의 안보현 스틸.

하지만 세포들과의 연기 호흡이 처음부터 쉽진 않았다. "처음엔 혼란스러웠다. 세포들이 살아있다고 생각해야 하는데, 초반엔 상상이 어려웠다. 현장에 세포 대사를 쳐주는 스태프도 있었는데, 그걸 듣고 반응해야 했다. 그래도 점점 적응됐고 나중엔 편하게 호흡이 잘 맞았다"고 밝혔다.

이성세포, 감성세포, 사랑세포, 응큼세포, 출출이 등 다채로운 세포 중 안보현을 대표하는 세포로는 '감성세포'를 꼽았다. "제가 향수에 잘 빠진다. 새벽에 촬영을 나가면 예전에 맡았던 공기 냄새와 비슷하다고 느끼는 등 그리워하는 게 많다"며 "제 안에 가장 크게 차지하는 건 감성세포일 것"이라고 말했다.

구웅의 연애스타일과 비교해선 '불안세포'가 작용해 다르다고 웃었다. "저는 불안세포가 있어서 웅이처럼 직진하진 못하는 것 같아요. 첫눈에 빠져도 표현을 잘 못하고 조심스럽게 다가가죠. 저한테 넘치는 사람은 아닌가, 항상 불안세포가 공존하죠."

함께 호흡을 맞췄던 김고은은 말 그대로 '김유미'라고 했다. "제가 웅이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해줘서 큰 도움이 됐어요. 김고은 배우가 유미로 나타난 모습이 크게 다가왔고, 저도 웅이가 빨리 돼야겠다 싶었죠. 김고은보다 김유미가 돼 있는 것 같아서 신기하고 배우로서 많이 보고 배웠어요. 현장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걸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죠."

배우 안보현.

◆'이태원 클라쓰' 악역 '장근원'→순한 맛 '구웅'으로 이미지 변신

안보현은 지난해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악역 '장근원'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이번 작품으로 180도 바뀐 순한 맛을 보여주며 호평을 받았다. 그는 "사랑스러움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귀엽게 봐주시더라"라고 웃었다.

이어 "당시 많은 관심을 받아서 악역 이미지가 각인됐다. 사실 이번 작품 대본을 받았을 때 처음엔 내가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실제 저를 만났을 때 순진하고 꾸미지 않은 모습이 웅이와 비슷하다고 했다. 반신반의하면서도 대본을 계속 봤고, 웅이 캐릭터를 파고들면서 서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유미의 세포들' 첫 시즌은 달달한 연애를 이어왔던 유미와 구웅이 결국 이별하며 막을 내렸다. 그는 "제가 했던 캐릭터 모두 결말이 좋지 않았다"고 너스레를 떨며 "언젠가 달달한 해피엔딩 로맨스가 오지 않을까 기대한다. 주인공은 유미이지만, 제 안의 주인공은 웅이라서 아쉽기도 했다"고 웃었다.

시즌2 출연 여부는 미지수이지만, 부르면 달려가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그는 "저는 이미 유미의 팬이 됐다. 시즌2에 나오지 않더라도 유미를 응원하는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볼 것"이라고 말했다.

"제가 시즌2에 출연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시즌2에 구웅 회상신이라도 있다면 기꺼이 뛰어가죠. 기회가 되면 짧은 머리의 구웅도 보여주고 싶어요. 시즌5까지도 나오고 싶죠.(웃음)"

과거 복싱 선수로 활동했던 그는 연기를 시작한 지 7~8년째에 접어들었다며 "감사하게도 두 달 이상 쉬어본 적이 없다. 단역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일하고 있는데, 현장에 나가는 게 재미있다"고 말했다.

쉼 없이 도전하는 이유로는 "'장근원'으로, 또 최근엔 '구웅'으로 캐릭터 이름으로 불러주시는 게 자극제가 된다. 물론 지금은 안보현 이름을 알아주는 분들이 있어 감사하다. 다양한 역할을 하며 신기하고 재밌어서 놓지 못하고 있다. 달달한 멜로나 로코도 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안보현은 '유미의 세포들'은 물론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마이 네임' 등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내년엔 군법정을 배경으로 한 tvN 새 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으로 안방극장을 다시 찾는다. 이미 촬영도 시작했다.

"두 작품이 동시에 나오면서 다양한 색깔의 저를 보여줄 수 있어서 뿌듯했어요. '유미의 세포들'과 '마이 네임'의 안보현이 같은 사람이냐는 말을 들으면, 고민했던 지점이 값지게 작품으로 돌아온 것 같아 고마웠죠. 배우로서 성장했던 한해였고,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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