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높은 효과 발표
화이자, 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높은 효과 발표
  • 최민규 기자
  • 승인 2021.11.09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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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MSD(머크)에 이어 화이자가 연달아 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의 높은 효과를 발표하면서 전문가들은 '게임 체인저'로 볼 만한 약이 등장했다고 평가했다. 더 많은 구매 물량을 미리 확보해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화이자는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임상 2·3상 중간 분석 결과 증상 발병 후 3일 내 치료받은 환자의 입원·사망률을 위약(플라시보)에 비해 89%까지 줄였다고 발표했다.

계획된 임상 참여 환자 3000명 중 1219명에 대한 중간 분석 결과다. 항바이러스제인 팍스로비드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리토나비르를 함께 병용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증상 발현 후 3일 이내 팍스로비드를 복용한 환자의 0.8%만 입원을 했고 치료 후 28일 이내에 사망한 환자는 없었다. 반면 위약 복용 환자의 7%가 입원했고 사망자도 7명이었다. 증상 발현 후 5일 내 치료받은 환자에서도 유사했다. 팍스로비드 복용군의 1%가 입원하고 사망자는 없던 반면, 위약 투여군의 6.7%가 입원했고 사망자는 10명이었다.

이 약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복제해야 하는 효소인 SARS-CoV-2-3CL 프로테아제의 활성을 차단하도록 설계됐다. 리토나비르와 함께 투여하면 팍스로비드의 대사 또는 분해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이상반응 발생율은 팍스로비드(19%)와 위약(21%)이 유사했으며 대부분 경미한 수준이었다. 중대한 이상반응은 팍스로비드 투여군에서 1.7%, 위약군에서 6.6% 나타났다. 이상반응으로 인해 약물을 중단한 사례는 팍스로비드 2.1%, 위약군 4.1% 였다.

이런 효과는 두 약의 직접 비교임상은 아니지만 증상 발현 닷새 내에 복용할 때 입원·사망 확률이 50% 줄어든다고 발표한 MSD '몰누피라비르'를 뛰어넘는 결과다.

◆"경구 치료제, 위드 코로나의 마지막 퍼즐…더 구매해야"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화이자의 경구 치료제는 입원·사망을 90% 가까이 줄이고 사망자 역시 발생하지 않아 진정한 게임체인저라고 볼 수 있다"며 "미국에서 승인되면 국내에서도 투여돼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추후 부작용이 충분히 검증돼 예방적 목적으로 투여해도 될 정도로 안전하다면, 경구 치료제 중 화이자 약을 메인으로 서둘러 구매해야 한다"며 "재택 치료를 하기 전에 이 약을 먹어야 하므로 지금보다 더 폭넓게 구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 9월 MSD와 경구용 치료제 20만 명분 구매계약을 했고, 지난달에는 화이자와 7만 명분의 선구매 약관을 체결한 바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몰누피라비르와 팍스로비드를 임상에서 직접 비교한 게 아니라서 두 약의 우열을 가릴 순 없다"면서 "사망률을 현저히 낮추는 좋은 치료제가 연이어 나왔다고 보면 된다. 위드 코로나로 가는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것은 항바이러스제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가 복수로 나온 것 자체가 게임체인제가 될 수 있다"며 "백신과 동시에 사용되며 치사율을 낮출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예상보다 좋은 결과가 나와 지금껏 나온 코로나19 치료제 중 가장 뛰어난 것 같다"며 "화이자와 MSD의 항바이러스제는 중환자 병상 확보나 팬데믹에 충분히 도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 큰 도움이 되려면 충분한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며 "얼마나 적용하고 필요할지 추계해서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작용 데이터는 아직 불충분

다만, 아직 임상 중간결과의 발표인 만큼 화이자와 MSD의 부작용 데이터는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교수는 "화이자 치료제의 경우 1219명에 대한 중간 분석 결과로, 이 중 화이자 약을 투여한 환자는 600명 정도다. 예상하지 못한 이상반응까지 충분히 검증하기 위해선 수만~수십 만명의 투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교수 역시 "부작용은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며 "또 증상 발현 후 조기 투약이 이뤄지려면 적시의 진단검사가 동반돼야 하는 만큼 적용하기 위한 과제 역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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