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주택 공시가, 9.13%↑…稅부담 얼마나 오를까
표준주택 공시가, 9.13%↑…稅부담 얼마나 오를까
  • 뉴시스
  • 승인 2019.01.25 09: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가 단독주택에 효과 집중…중저가는 세부담 줄기도
현실화율 53.0%에 그쳐…여전히 공동주택 68.1%와 괴리
24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9년 표준주택 가격공시'에 따르면 전체 표준주택(22만 채) 중 98.3%인 중저가(21.6만 채, 시세 15억 이하) 단독주택은 건보료나 세부담 등 증가가 제한적일 전망이다.
24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9년 표준주택 가격공시'에 따르면 전체 표준주택(22만 채) 중 98.3%인 중저가(21.6만 채, 시세 15억 이하) 단독주택은 건보료나 세부담 등 증가가 제한적일 전망이다.

정부가 목표로 삼은 올해  공시가격 인상의 효과는 그동안 시세가 급등했지만 공시가격에 반영되지 못했던 고가의 단독주택에 대한 조세 형평 실현에 맞춰졌다.

올해 '표준주택 공시가격' 인상률은 2005년 주택공시제도가 도입후 역대 가장 높은 수준(9.13%)에서 결정됐다. 

다만 전체 22만호 중 1.7%(3012호)에 해당하는 고가 단독주택에 인상 효과가 집중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공시가격 25억원 이상이 36.49%, 15억~25억원은 21.1%씩 상승했다. 

다만 나머지 21만여 채 주택의 경우 평균 인상률은 5.86%로, 전년(5.51%)과 유사한 수준이고 조세 상한이나 세액공제 등의 완충 장치가 있다는 점에서 실제 조세부담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가장 비싼 표준 단독주택,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소유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택은 전년 169억원에서 270억원으로 59.7%(101억원) 인상된다.

이 주택은 대지 1758.9㎡에 연면적 2861.83㎡ 규모로 2016년 처음으로 표준단독주택에 포함된 이후 4년째 가장 비싼 표준 단독주택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세금부담도 큰 폭으로 늘어난다.

재산세는 공시가격에 공정시장가액비율 60%를 적용해 과세표준을 산출한 후 구간별로 0.1~0.4%의 세율을 매기는 데, 공시가격이 기준이 되는 만큼 큰 폭의 인상이 불가피하다. 이와 함께 지방교육세, 도시계획세 등도 공시가격에 연동되기 때문에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세무팀장에 따르면, 같은 공시가격의 주택을 보유한 경우(만 59세 이상, 자가 1주택자, 만 5년간 보유 시) 보유세 부담은 작년 1억3718만4000원에서 올해 2억577만6000원으로 6859만원(50%) 증가한다. 이 회장의 경우 다른 주택들도 소유하고 있을 수 있어 보유세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시세 15억원 이하의 주택 중에서도 일부는 과표구간에 따라 세금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시세 10억4000만원짜리 서울의 한 단독주택은 올해 공시가격이 6억3700만원으로 산정돼 전년 5억8500만원 대비 8.89% 인상되면서, 1세대 1주택자 기준 보유세가 142만원에서 161만4000원으로 19만4000원(13.6%) 증가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공시가격 6억원 초과(1주택자는 9억원 초과 시) 주택에게 부과하는 종합부동산세도 부담이다. 1주택자는 0.5~2.7%, 다주택자는 0.6~3.2%의 세율로 과세한다. 이번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인상되는 주택의 경우 전년보다 세금 부담이 늘어나거나 새로 과세 대상으로 포함될 수 있다.

다만 시세가 6억원 미만으로 낮아질수록 보유세 부담 증가폭이 크게 낮아진다. 

서울의 공시가격 3억9100만원(시세 6억5500만원)인 단독주택은 공시가격이 전년(3억7800만원)보다 3.44% 늘었고, 보유세는 79만2000원에서 81만6000원으로 3만4000원(4.4%) 상승한다.

또 공시가격 2억7200만원(시세 4억4500만원)짜리 서울의 단독주택은 공시가격은 9.24% 올랐지만, 보유세는 44만2000원에서 46만4000원으로 2만2000원(5%)만 오른다.

지역에 따라 공시가격이 전년보다 내려, 오히려 보유세가 줄어드는 곳도 있다. 

경남에 있는 한 단독주택(시세 4억6900만원)은 공시가격이 전년 3억2300만원에서 올해 2억9800만원으로 7.74% 내려 보유세도 64만7000원에서 57만1000원으로 6만6000원(11.6%) 감소한다.수도권에서도 경기에 있는 공시가격 6420만원짜리 주택은 전년보다 공시가격이 떨어져 보유세가 10만1000원에서 1000원(-0.5%) 인하된 10만원으로 줄어든다.

이와 함께 조세부담이 늘어나더라도 세부담 상한선이 설정돼 있어 급격한 세금 상승 가능성은 다소 제한적이다. 정부는 재산세 산정 시 공시가격 3억이하 주택은 직전년도 대비 5% 이내, '3억~6억원'은 10% 이내, '6억 초과'는 30% 이내로 상한선을 적용하고 있다. 

다양한 세액공제도 적용된다. 고령자의 경우 60세 이상은 10%의 세액공제를 받으며, 65세이상 20%, 70세 이상 30%으로 적용비율이 확대된다. 또 장기보유시 5년이상 20%, 10년이상 40%, 15년 이상 50%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다.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는 중복적용 가능해 만약 1세대 1주택인 65세 이상 고령자가 15년 이상 장기 보유하는 경우에는 종합부동산세가 최대 70% 감면되는 효과가 있다. 다가구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하고 8년 이상 장기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경우에도 재산세 감면 혜택도 적용된다. 이밖에 행정안전부는 재산세 분납 기준액을 완화하고, 1주택 장기보유 고령자에 대한 세부담 상한 특례를 검토 중이다.

다만 이 같은 점을 고려하더라도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 등 일부 지역이나 주택공시제도 시행 이후 가격이 크게 오른 주택의 경우 세금이 큰 폭으로 인상될 수도 있다. 

그동안 시세 상승분이 공시가격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토부 이문기 실장은 "그동안 공시가격 인상은 시세에 따라 반영됐다기보다는 전년도 상승분에 일정 정도를 더하는 식으로 진행돼 왔다"면서 "그 결과 많이 오른 유형, 지역이 저평가되는 등 불균형이 심화됐다"고 설명했다.서울 마포구 연남동 단독주택의 경우 시세가 15억1000만원인 데 비해, 공시가격이 3억8000만원에 불과하다. 이는 울산 남구 아파트의 공시가격 5억8000만원에 미치지 못해 형평성 문제가 거론돼 왔다.

한편으로는 오히려 공동주택과 비교했을 대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이 낮아 여전히 조세 형평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우려도 있다.

올해 결정된 표준 단독주택의 현실화율 평균은 지난해 51.8%에서 올해 53.0%로 올랐지만, 지난해 공동주택 현실화율 평균 68.1%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실장은 "올해는 지난해 급등한 지역과 그동안 시세 반영을 못한 고가 단독주택에 대해 우선적으로 형평성을 맞추는 데 집중했다"면서 "현실화율을 한꺼번에 올린다면 서민, 중산층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어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제고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에 발표된 것은 공시가격을 산정하기 위한 절차일 뿐, 오는 4월께 개별 주택 공시가격이 발표되고 나면 지난해 가격 상승률과 지역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또 함께 발표되는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경우 단독주택(418만 호) 대비 3배 수준인 1335만 호에 달하는 만큼 시자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유형별 가격대별 형평성을 맞춰나가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변함이 없다"면서 "앞으로도 시세 15억원(공시가격 9억원) 초과 고가주택은 시세 반영을 적극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저가 주택은 (서민이나 중산층이) 급격한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균형있게 속도조철을 해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