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신경마비 환자 절반 이상 한방 치료 받았다
안면신경마비 환자 절반 이상 한방 치료 받았다
  • 진영동 기자
  • 승인 2021.12.14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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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입 주변 운동을 담당하는 근육이 마비돼 얼굴이 비뚤어지고 감각에 이상이 생기는 안면신경마비(구안와사) 환자 중 절반 이상이 한방 치료를 받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김두리 한의사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전체환자표본(HIRA-NPS) 자료를 활용해 2016년 한 해 안면신경마비 진단을 받은 4790명(안면신경의 기타장애·상세불명 안면신경장애 포함)을 대상으로 의료서비스 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환자 중 한의과 진료를 받은 환자는 54.4%, 신경외과 진료 환자의 경우 23.3%로 한의과 진료 선호도가 높았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한의과와 의과 모두 이용한 환자의 비율은 22.3%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한의과 진료를 받은 환자 비중이 신경외과 진료 만을 받은 환자보다 많은 것은 지속적인 안면신경마비 치료와 개선 효과가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인 결과라고 해석했다.

인구학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의료서비스를 이용한 안면신경마비 환자의 유병률은 인구 10만명당 326명이었고 남성(1877명)보다 여성(2913명)에서 약 1.5배 더 많이 발생했다. 연령대로는 50대 이상 환자 비중이 67%에 달했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유병률도 증가했다.

연구팀은 안면신경마비 환자의 의료이용 내역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한의과 진료를 받은 환자들에게는 침치료(98.3%)가 가장 많이 시행됐다. 최근 한의학에서 침치료와 함께 안면부 추나요법(SJS 무저항요법)을 통해 신경과 근육을 재훈련시켜 안면신경기능의 개선을 돕고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신경외과 진료 환자들의 경우 표면 온열 요법과 전기 자극 치료 등 물리치료 비중(44.4%)이 높았다. 가장 많은 빈도로 처방된 약은 염증을 줄이는 스테로이드 제제인 프레드니솔론으로 집계됐다.

안면신경마비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크고 쌀쌀한 날씨에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일교차가 크면 몸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면역력이 떨어지고, 얼굴 근육과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액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안면신경마비는 크게 뇌졸중(중풍), 뇌종양 등의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중추성 안면신경마비와 말초신경에 문제가 생겨 나타나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로 나눠진다. 어느 쪽이든 치료가 늦어질 경우 증상 악화는 물론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에 발견 직후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논문의 제 1저자인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김두리 한의사는 “이번 연구는 국내 안면신경마비 환자들을 대상으로 전국적으로 1년간 축적된 자료를 기반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보건 정책 결정자와 임상 전문가들을 위한 근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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