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생후 3주차 1760g 아기 동맥관 수술 없이 폐쇄 시술 성공
삼성서울병원, 생후 3주차 1760g 아기 동맥관 수술 없이 폐쇄 시술 성공
  • 최민규 기자
  • 승인 2022.01.0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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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진이 출생 직후에도 닫히지 않고 계속 열려 있는 생후 3주된 신생아의 동맥관을 수술 없이 폐쇄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에서 몸무게 1760g인 신생아의 동맥관을 수술 없이 폐쇄하는 데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장윤실·송진영 교수팀이 몸무게 1760g에 불과한 저체중 신생아의 선천성 동맥관개존증 비수술적 폐쇄에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선천성 동맥관개존증이란 자궁 내 태아의 혈액순환을 유지해주는 혈관인 동맥관이 출생 후에도 계속 닫히지 않고 열려 있는 상태가 유지되는 것을 말한다. 선천성 심장병의 하나로 출생 직후 자연적으로 막히는 게 정상이다.

영아기에도 동맥관이 열린 채로 있으면 심내막염이나 폐부종과 같은 합병증 발병 위험이 크고, 심할 경우 심부전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신체검사를 통해 우연히 발견된다. 심장 잡음을 청진한 후 심전도, 심장 초음파 검사를 통해 확진한다.

치료는 중재시술을 통해 동맥관을 막는 게 일반적이다. 동맥관을 막는 얇은 철망으로 된 특수 폐쇄 기구를 심장과 연결된 다리 혈관을 통해 동맥관까지 이동시킨 뒤 기구를 펼쳐 막는다.

문제는 기존 기구는 크기 탓에 아기가 6kg 이상 자란 이후에나 시술하도록 권장하고 있어 저체중 신생아의 경우 치료가 어렵다는 점이다.

병원에 따르면 이번에 중재시술을 받은 아기는 자궁 내 성장지연으로 임신 나이 36주 5일 만에 몸무게 1540g으로 태어났고 생후 3주차에도 1760g에 불과했다. 출생 후 검사에서 선천성 동맥관개존증을 진단받았고, 심부전이 확인돼 치료가 시급했다.

교수팀은 작은 신생아를 위해 최근 개발된 ‘피콜로(piccolo)’라는 기구를 쓰기로 결정했고, 지난달 4일 시술했다. 해당 기구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사용 증례가 많지 않았지만, 여러 과 간 협진을 통해 시술에 성공했다. 아기는 동맥관이 막힌 것이 확인된 후 지난달 28일 퇴원했다.

장 교수는 “선천성 동맥관개존증이 저체중 출생아와 같이 작은 신생아에서 문제가 되면 아기들이 워낙 작고, 치료를 견디기에 건강이 받쳐주질 않아 치료법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 시술은 작은 신생아의 선천성 동맥관개존증 치료의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송 교수는 “저체중 출생아와 같이 체중이 적은 신생아의 선천성 동맥관개존증은 대부분 체중을 증가시켜 시술을 하거나 심부전 등의 합병증이 생기면 부득이 수술을 해야해 난감할 때가 많았다”면서 “선천성 동맥관개존증 시술을 필요로 하는 저체중 출생아를 둔 부모들에게 희망적인 소식을 전해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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