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이승우 "싸늘한 시선? 말보다 경기장에서 보여드릴 것"
돌아온 이승우 "싸늘한 시선? 말보다 경기장에서 보여드릴 것"
  • 뉴시스
  • 승인 2022.01.11 22: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1년 바르셀로나 유스팀 입단 이후 11년 만에 유턴

겸손함 속에 숨기지 못한 승부욕

오전에는 눈보라 속에서 미디어 오픈 훈련
프로축구 수원FC 이승우 (사진 = 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수원FC 이승우 (사진 = 프로축구연맹 제공)

박지혁 기자 = 겸손함 속에서 강한 승부욕은 여전했다.

프로축구 수원FC에서 새로운 출발을 앞둔 이승우(25)가 첫 공식 행사를 통해 다시 비상할 것을 약속했다.

이승우는 11일 제주 서귀포시 빠레브호텔에서 열린 K리그 전지훈련 미디어 캠프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팀에 적응하는 과정이다. 처음 K리그를 밟는 선수로서 운동과 생활에서 최대한 빨리 적응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팀이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2011년 바르셀로나 유스팀에 입단하며 차세대 유망주로 주목받던 이승우가 국내무대로 돌아온 건 11년만이다. 

유럽에 있는 동안 헬라스 베로나(이탈리아), 신트트라위던(벨기에), 포르티모넨세(포르투갈) 등 여러 클럽을 경험했다. 그러나 출전 기회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지난달 여러 리그와 접촉하다 전격적으로 수원FC행을 결정했다.

이승우는 "최근 소속팀에서 못 뛰었기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수원FC 단장님, 감독님께서 좋은 조언과 용기를 줘 결정할 수 있었다"며 "후회하지 않도록 몸을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국내로 돌아온 이유를 설명했다.

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함께 했던 백승호(전북)의 K리그행이 결정에 영향을 주진 않았다고 했다.

이승우는 "승호 형이 K리그에 돌아와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우승도 해서 잘했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이 영향 때문에 온 건 아니다. 수원FC에서 좋은 기회를 줬고, 감독님과 구단을 믿기 때문에 왔다"고 했다.

적응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동계훈련을 한국에서 하는 것이 처음이다. 집에 온 느낌이다. 최대한 빨리 팀에 적응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이승우는 10대 시절부터 출중한 기량과 더불어 톡톡 튀는 말, 행동으로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때론 오해를 불러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이날 한층 성숙해진 모습이었으나 그 속에서 특유의 당당함과 승부욕은 감추지 못했다.

한 기자가 '이승우 선수의 복귀를 싸늘한 시선으로 보는 팬들이 있는데'라고 묻자 이승우는 "어떤 싸늘한?"이라고 되물었다.

이어 '유럽 무대에서 실력이 부진한 면이 있어서 K리그에서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의견이 있다'고 하자 "지금 처음 듣는 이야기다. 기자님의 생각을 얘기한 건지 모르겠는데 실력적으로 아직 K리그에 뛰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얘기하기 어렵다. 몸을 잘 올려서 K리그 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답했다.
 

이승우, 프로축구 K리그1 수원FC 입단. (사진=수원FC 제공)
이승우, 프로축구 K리그1 수원FC 입단. (사진=수원FC 제공)

이승우는 또 "최근 몇 년간 혼나기도 했고, 기자분들께서 많이 안 좋게 (기사를) 쓰기도 했다"며 "좋게 보는 분들도 있지만 안 좋게 보는 분들도 있어서 최대한 튀지 않게, 문제가 안 일어나게끔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자분들이 너무 공격적으로 대해주셔서, 저도 변화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으로 하다 보니 이렇게 변하게 됐다"고 했다.

가장 꺾고 싶은 상대로는 FC서울을 꼽았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수원(삼성)-서울의 경기를 보면서 나도 저런 곳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서울을 이기고 싶다"고 했다.

현재 몸 상태와 데뷔 시즌 목표에 대해선 "아직 훈련한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다. 경기를 뛰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라고 말하기는 이르다"며 "공격포인트는 당연히 많이 뛰면서 최대한 많이 쌓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말보단 경기장에서 보여주고 싶다. 보여주고 나서 그 다음에 말할 수 있는 자리가 왔으면 좋겠다. 10개를 하고나서 20개를 하겠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더했다.

향후 대표팀 승선에 대해선 "국가대표는 모든 선수가 가고 싶어 하는 꿈의 자리다. 소속팀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이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이승우의 장점이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돌파"라며 "공을 가지고 가는 움직임이 좋기 때문에 그 부분에 기대하고 있다. 지난 시즌 우리 팀에는 없었던 유형이다. 라스의 높이, 무릴로의 패스와 킥, 이승우의 돌파 능력이 잘 합쳐지면 아마도 K리그에서 막강한 공격력을 가지고 경기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했다.

팀 선배인 박주호는 "승우는 겉모습과 다르게 항상 준비하는 선수다. 튀는 선수, 개성 있는 선수라고 했지만 대표팀에서 같이 하면서 그런 건 전혀 없었다"며 "앞으로 1년 정도는 모든 포커스를 축구에 맞춰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승우는 이날 기자회견을 앞둔 오전 미디어 공개 훈련을 갖기도 했다.

당초 팀 훈련이 예정됐다가 기상악화로 취소됐지만 이승우 홀로 나와 취재진 앞에 섰다. 가벼운 드리블과 볼 트래핑으로 몸을 풀었고, 몇 차례 슈팅을 선보였다. 많은 취재진을 통해 이승우에 대한 K리그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