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리 마인드AI 대표 "AI, 일부 대기업이 독점해선 안돼...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야"
폴 리 마인드AI 대표 "AI, 일부 대기업이 독점해선 안돼...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야"
  • 뉴시스
  • 승인 2019.02.11 09: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블록체인, 데이터 관리 기술로 각광...데이터 민주화에 기여할 것"
"현재 AI에 '인공'은 있지만 '지능'은 없는 수준...입력된 정답만 말해"
폴 리 마인드AI 대표가 지난 8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폴 리 마인드AI 대표가 지난 8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인공지능(AI)은 전기처럼 가장 기본적인 자원입니다. 필수 자원인 전기를 기업이 독점하면 부작용이 생길 것입니다. AI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부 대기업이 AI를 독점하게 되면 오남용 등 부작용을 피할 수 없습니다."

AI는 인류에게 새로운 세상을 가져다줄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에 하나다. 이와 동시에 현재 가장 자원화된 기술 중에 하나다. 일부에서는 미중 무역갈등의 본질은 AI, 5G 등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두고 나타나는 갈등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AI는 데이터라는 자원을 매개로 상업화가 진행되고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소비자는 AI를 이용하면서 이미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대기업들은 자사의 제품에 제공하는 등 AI를 싼값에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대신 데이터를 소유해 독점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폴 리 마인드 AI 대표는 지난 8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통해 "AI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인터뷰는 조수아 홍 공동창업자도 같이 자리했다. 

리 대표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분자세포생화학을 전공했다. 이후 국내 가톨릭대 의대에 편입, 졸업을 마친 의사이자 과학자 출신이다. 미국의 건강 및 애완동물 산업 관련 플랫폼 '큐얼리 & 커들리(Curely & Kuddly)'를 공동 설립한 이력도 있다. 

홍 공동창업자는 미국 컨설팅 기업 엑센츄어,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치뱅크 등을 거쳤다. 이후 북미 게임업계에 투신해 초기 투자자와 임원 등을 역임했다. 

이들이 설립한 마인드AI는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을 결합해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마인드AI는 인공지능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엔진과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AI가 상업화되고 자원화되는 이유는 '데이터 독점'에 있다는 것이 마인드AI의 생각이다. 글로벌 대기업들은 AI 발전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용하지만, 이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힌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독점현상은 부작용도 불러오고 있다. 글로벌 대기업들은 자신들이 소유한 사용자 데이터를 팔아넘기거나, 관리가 부실해지면서 해킹을 당하는 등은 뉴스에 오르내린다. 

마인드AI는 이같은 데이터 독점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을 도입했다. AI와 블록체인이라는 두 기술이 '데이터'라는 큰 화두에 묶이게 된 것이다. 

조수아 홍 마인드AI 공동창업자가 지난 8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조수아 홍 마인드AI 공동창업자가 지난 8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홍 공동창업자는 "블록체인은 데이터 관리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국제적으로 데이터가 '개인의 자산'이라는 인식이 늘어나면서 더 주목받을 것"며 "블록체인은 '데이터의 민주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글로벌 대기업의 데이터 독점이 쉽지 않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AI 서비스를 기업 대상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데이터 자산의 유출을 꺼리는 기업들의 부정적 인식을 넘기는 아직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블록체인을 통해 거대한 데이터 연합체를 꾸리는 것이 목표다. 항공사가 노선의 제약과 서비스를 높이기 위해 '얼라이언스'를 구성하듯이, 기업 간 데이터 연합을 통해 더 거대한 데이터를 구축, 비용을 절감하고 AI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기대했다. 

홍 공동창업자는 "기업들은 자신이 보유한 독특한 데이터 자산을 서로 공유하길 원하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는 저항이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빅데이터의 강점은 커지면 커질수록 지식 관리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기 때문에 향후 기업이 나서서 블록체인의 탈중앙화에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블록체인을 통해 투명하고 언제 어디서든 접속이 가능한 AI를 완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기술이 AI를 보조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한다는 것이다.  

리 대표는 "블록체인을 통해 AI가 추론 과정을 투명하게 들여다 볼 수 있다. 현재 AI는 답변 과정이 공개되지 않아 그냥 믿을 수밖에 없다"며 "블록체인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플러그인 플레이'가 가능해진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부연했다. 
 
마인드AI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데이터 관리 기술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특허를 획득한 AI 원천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마인드AI는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범용 AI를 표방하는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를 개발하고 있다. 이들이 개발하는 AGI는 쉽게 이야기하면 컴퓨터의 CPU(중앙처리장치) 역할을 한다. 

마인드AI는 캐노니컬(Canonical)이라는 새로운 데이터 구조에 기반한 핵심 추론(Reasoning) 엔진을 만들었다. 이 데이터 구조를 이용해 텍스트에 불완전한 데이터가 포함돼 있어도 AI가 자연 언어를 이용해 사고할 수 있도록 했다.

마인드AI는 스스로 사고하는 인공지능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현재 AI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딥러닝이라고 불리는 신경망 기계 학습방식에 대해 추론이 빠져있다고 지적이다. 수많은 데이터를 모아 반복 훈련을 통해 얻은 결론을 말할 뿐 논리적인 사고는 없다는 것이다. 

리 대표는 "현재 AI는 사람이 만들었다는 의미에서 '인공'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지능'이라고 할 만큼 추론 과정을 보여주는 AI는 없다"고 단언했다. 

현재 AI 시장은 컴퓨터로 치면 마우스, 모니터와 같이 입출력을 반복하는 기능적인 모델들이 주류를 이루고 이어 AGI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최근 제네바에서 국제행사에 참석해 아마존의 AI 음성합성 기술과 결합한 챗봇 서비스를 공개했다. AGI라는 CPU에 아마존 AI 기술이라는 마우스, 모니터를 사용한 것이다. 이들의 챗봇서비스는 유수의 완성차 제조업체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리 대표는 "자동차 산업에 AI를 접목시키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며 "올해 목표는 실제 판매가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인터뷰 말미에 환경이 더 좋은 미국을 두고 한국에서 창업을 한 이유를 묻자 이들의 표정은 자못 비장해졌다. 반드시 한국이어야 할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홍 공동창업자는 "한때 비트코인 세계 거래량의 한 축을 한국이 담당할 정도로 디지털 시대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민족성이 우리에게 있다"며 "디지털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로 꼽히는 AI는 블록체인과 더불어 한국에서 반드시 발전시켜야 하는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