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보다 더 위험한 우울증…자가진단 방법은?"
"코로나보다 더 위험한 우울증…자가진단 방법은?"
  • 뉴시스
  • 승인 2022.02.09 15: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앙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선미 교수(사진 : 중앙대의료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중앙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선미 교수(사진 : 중앙대의료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안호균 기자 = 2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은 국민들의 정신 건강도 위협하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21년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3월 대비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사람의 비율이 40% 증가했고, 5명 중 1명은 우울 위험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코로나 블루'라는 용어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 이상으로 국민들의 정신 건강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9일 중앙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선미 교수의 도움말로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에 대해 알아봤다.

전문가들은 우선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다른 기분이나 증상이 느껴지는지 주의 깊게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우울증의 초기 증상은 최근 기분이 자주 울적해지고, 원래 재미를 느꼈던 일에 흥미나 즐거움이 떨어지는 것이다. 또 쉽게 무기력하고 피곤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잠을 이루기 힘들거나 중간에 자꾸 깨는 경우가 잦아지는 경우도 있고, 드물게는 무기력감과 함께 평소에 비해 잠이 늘어나기도 한다.

 김선미 교수는 "우울증의 초기 증상에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우선 자가진단 평가 척도인 '우울증 평가도구(PHQ-9; Patient Health Questionnaire-9)'로 스스로 체크해 볼 수 있다"며 " 다양한 우울증 관련 증상들이 지난 2주 동안 얼마나 자주 일어났는지 체크하고 결과를 점수화해 우울증 위험을 판정한다"고 말했다.

 우울증 자가진단 평가 항목은 ▲일 또는 여가 활동을 하는데 흥미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함 ▲기분이 가라앉거나, 우울하거나, 희망이 없음 ▲잠이 들거나 계속 잠을 자는 것이 어려움, 또는 잠을 너무 많이 잠 ▲피곤하다고 느끼거나 기운이 거의 없음 ▲입맛이 없거나 과식을 함 ▲자신을 부정적으로 봄. 혹은 자신이 실패자라고 느끼거나 자신 또는 가족을 실망시켰다고 생각함 ▲신문을 읽거나 텔레비전 보는 것과 같은 일에 집중하는 것이 어려움 ▲다른 사람들이 알아챌 정도로 너무 느리게 움직이거나 말을 함. 또는 너무 안절부절 못하여 가만히 있지 못하고 평상시보다 많이 움직임 ▲자신이 죽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자해를 하려고 생각함 등이다.

지난 2주간 얼마나 자주 이런 문제들로 곤란을 겪었는지를 정도에 따라 0점(없음)부터 3점(거의 매일)까지로 표시하게 돼 있다. 총점 합산이 20~27점이면 심한 우울증, 10~19점은 중간정도 우울증, 5~9점은 가벼운 우울증, 1~4점은 우울증이 아님으로 평가된다. 5점 이상 나왔을 때는 더 정확한 평가를 위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자신이 우울증에 해당한다면 혼자 해결하려고 하기 보다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코로나19로 우울증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전체 환자 중 진료를 받는 경우는 30% 미만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우울증 환자의 약 76%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어 치료를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우울증 환자의 60~70%는 자살을 생각하고 15%는 실제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는 위험성을 고려해 볼 때 혼자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며 "우울증 환자가 병원을 찾아 치료를 하게 되면 70~80%는 증상이 개선되며 극단적인 선택의 위험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 상황에 우울감을 가볍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자가진단을 통해 적극적으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로 생체리듬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밖에 햇빛이 있을 때 깨어있고 어두울 때 자는 것이 정신 건강에 중요하다. 낮에 자게 되면 빛과 소음, 엇박자의 신체 리듬 때문에 깊은 잠을 자지 못하게 되고 신체 기능을 회복하기도 어려워진다. 또 항우울 호르몬인 세로토닌은 낮에 햇빛을 쬐어야 많이 합성된다.

식사시간을 지키는 것도 생체리듬을 유지시켜주는 중요한 요소다. 건강한 식습관으로 혈관 건강을 유지하고 면역력을 키워야 뇌혈관이나 주변 뇌세포에 염증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도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해 중요하다. 운동은 뇌세포에 혈액과 영양을 공급해 뇌세포와 신경망을 재건시켜 주고 우울한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기능을 활성화하는데 도움을 준다.

 김 교수는 "주 3회,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 근력운동, 요가, 스트레칭 등 장력운동, 야외운동을 8주 이상 꾸준히 하는 것이 스트레스 조절 및 우울증 예방에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다"며 "규칙적인 운동은 뇌세포에 혈액과 영양을 공급해 뇌세포와 신경망을 재건하며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동기부여와 자아존중감이 높아지며, 대인관계 및 업무성취도도 향상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