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 이러니 스승이요 아버지···콩 푸엉 입단현장
박항서 감독, 이러니 스승이요 아버지···콩 푸엉 입단현장
  • 뉴시스
  • 승인 2019.02.15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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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입단식 방해할 수 없다" 단상 거부
콩 푸엉 "아버지 같은 분, 많이 배웠다"

 "박항서 감독은 아버지 같은 분이다. 베트남 선수들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14일 인천 홀리데이인 송도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에 정식 입단 기자회견에 참석한 베트남 국가대표 공격수 응우옌 콩 푸엉(22)이 박항서 감독을 "아버지"라고 불렀다. 박 감독도 제자 콩 푸엉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배려하며 박수를 받았다. 

콩 푸엉은 자신이 한국행을 결심한 데는 박 감독의 조언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국 축구가 강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박항서 감독을 만나서 한국에 대해 더욱 잘 알게 됐고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박 감독님은 한국 축구의 철학을 베트남에 접목시킨 분"이라면서 "베트남 선수들을 박 감독님을 아버지처럼 여기고 있다. 선수들이 아플때 직접 와서 마사지를 해주고 치료도 해준다.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인사했다.

콩 푸엉은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국가대표에서 주전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2016년 일본 프로축구 J2리그 미토 홀리호크에서 6경기 무득점의 실패를 맛봤지만 이후 박 감독을 만나 실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168㎝로 키는 작지만 빠른 스피드와 개인기를 무기로  베트남의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축구선수권 준우승, 아시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을 이끌었다. 

박 감독도 제자를 추어올렸다. "베트남에서는 최고의 공격수다. 좁은 공간에서의 능력이 뛰어나다. 한국에서 활약할 수 있는 장점이 확실히 있다. 내 제자여서 그런게 아니라 직접 보면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콩 푸엉은 미소를 지었다.

박 감독의 리더십은 다른 곳에서도 빛났다.  

박 감독은 이날 콩 푸엉과 함께 단상에 올라 입단식을 치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입단식 직전 무대에 오르지 않겠다며 단상을 한사코 고사했다. 결국 기자회견 무대가 아닌 안영민 장내아나운서의 옆자리에 앉아 회견을 지켜봤다.

박 감독은 입단식이 끝난 후 "콩 푸엉의 입단식인데 단상에 오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오늘 자리는 콩 푸엉의 입단식"이라면서 "내가 뭐라고 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기자회견을 마친 다음 박 감독은 콩 푸엉을 붙잡고 통역원을 통해 3분 가량 대화를 나눴다. 콩 푸엉은 연거푸 고개를 숙였다. 박 감독은 콩 푸엉의 등을 두드리며 격려했다. 

박항서 감독은 그렇게 마지막까지 제자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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