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기철 명창 "'흥보가', 20년 만에 다시 완창 감회 새롭다"
왕기철 명창 "'흥보가', 20년 만에 다시 완창 감회 새롭다"
  • 뉴시스
  • 승인 2022.02.17 11: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월12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서 공연
왕기철 명창. (사진=국립극장 제공) 2022.02.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왕기철 명창. (사진=국립극장 제공) 2022.02.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강진아 기자 = 왕기철 명창이 더욱 원숙해진 소리로 20년 만에 국립극장에서 '흥보가' 완창을 다시 선보인다.

국립극장은 완창판소리 '왕기철의 흥보가'를 오는 3월12일 오후 3시에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한다고 밝혔다.

이번 무대는 '맑고 힘 좋은 소리'로 잘 알려진 왕기철 명창이 동편제 계열의 박록주제 '흥보가'를 선보인다.

박록주제 '흥보가'는 섬진강 동쪽 지역에서 발달한 동편제 명맥을 잇는 소리다. 동편제는 기교를 부리기보다는 통성으로 힘 있게 내지르는 시원한 소리와 말끝의 분명하고 강한 표현으로 굵고 진중한 것이 특징이다. 그중 박록주 명창이 다듬은 '흥보가'는 사설이 간결할 뿐만 아니라 장단의 변화를 통해 골계적 대목의 재미를 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왕기철은 박록주 명창에 이어 '흥보가' 예능보유자로 지정됐던 한농선 명창의 마지막 제자로, 한 명창에게서 '흥보가'를 배웠다. 2002년 6월 소리꾼 생애 처음으로 '흥보가' 완창 공연을 발표했지만 같은해 4월 작고한 스승은 미처 이 무대를 보지 못했다.
 
왕기철은 "개인적으로 각별했던 '흥보가'를 국립극장에서 20년 만에 다시 선보이려니 감회가 새롭다"며 "후학을 가르치는 교육자로서 몸소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감과 책임감이 크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16세에 소리 인생을 시작했다. 박귀희 명창으로부터 가야금 병창과 소리를 배운 이후 정권진(심청가)·김소희(춘향가)·조상현(춘향가,심청가)·한농선(흥보가)·김경숙(적벽가)·왕기창(흥보가) 등 당대 명창들로부터 여러 소리를 두루 사사했다. 지난 2001년 제27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 명창부 부문 장원(대통령상)과 이듬해 KBS국악대상 판소리 부문 대상을 받으며 명창의 반열에 올랐다.

1999년 국립창극단 입단 후 14년간 창극 '춘향전'의 이몽룡, '심청전'의 심봉사, '흥보전'의 흥보, '수궁가'의 별주부, 창작 창극 '제비'의 이경식, 스릴러 창극 '장화홍련'의 도창, '서편제'의 유봉 등 수많은 작품에서 주역으로 활약했다. 판소리 발성법을 연구한 논문을 발표하는 등 이론적 탐구에도 집중했고, 지난 2017년부터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 교장이자 교육자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이번 공연에는 지난 1월 광주시립창극단 예술감독으로 선임된 김규형, 국립창극단에서 희극 연기로 사랑받았던 김학용이 고수로 함께한다. 유영대 국악방송 사장이 해설과 사회를 맡는다.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1984년 시작된 이래 성창순·박송희·성우향·남해성·송순섭 등 당대 최고의 명창들이 올랐던 꿈의 무대이자 판소리 한 바탕 전체를 감상하며 그 가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최장수 완창 무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