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터치 난데없는 상한가…폭탄돌리기 시작됐나
맘스터치 난데없는 상한가…폭탄돌리기 시작됐나
  • 뉴시스
  • 승인 2022.02.2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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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택 기자 = 자진 상장폐지 절차를 진행 중인 맘스터치가 난데없는 상한가를 쏘아올린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자진 상폐를 앞두고 회사가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주식을 매입해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불나방처럼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유통주식수가 적은 자진 상폐의 특성 상 적은 물량으로도 주가가 크게 움직일 수 있어 이를 노린 투기성 작전세력이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자진 상폐를 결정한 기업들의 마지막은 대부분 주가가 공개매수가에 수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실상 폭탄돌리기 장세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맘스터치는 전 거래일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8220원에 마감했다. 다음 달 3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자발적 상장폐지 안건을 상정해 의결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매수세에 불이 붙었다.

일반적으로 상장기업이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하고 대주주가 공개매수를 진행하면 주가가 급등하곤 한다. 자진 상폐를 위한 공개매수가는 보통 현재 주가보다 높은 수준에서 책정되고, 주가는 대부분 공개매수가에 수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맘스터치의 사례는 다르다. 맘스터치의 공개매수가는 6200원이지만 현재 주가는 이를 30% 이상 웃돌고 있다. 주가가 공개매수가를 웃돌고 있기 때문에 공개매수에 응하더라도 일정 부분 손실이 불가피하고, 상폐 전까지 매도하지 못한다면 그대로 비상장주식으로 전환된다.

여기에 맘스터치는 공개매수 대상 주식 1608만7172주 가운데 1398만7056주가 이미 공개매수에 응해 자진 상폐 요건인 지분율 95% 이상을 확보했다. 추가 매입 없이 바로 상폐가 가능한 상황이기에 일부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공개매수가가 추가로 상향될 여지도 없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누가 어떤 이유에서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지 해석이 분분하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상폐 전 폭탄돌리기가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일부 투기 세력이 유통주식수가 적은 점을 노려 시세 조종에 개입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자진 상폐가 결정된 이상 최대주주가 물량을 내놓을 우려도 없고,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이 2% 수준에 불과해 시세 조종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실제 맘스터치의 유통가능물량은 현재 210만주 정도다. 그런데 전날 하루에만 224만여주가 거래됐다. 기존에 보유 중인 주주들은 모두 물량을 정리하고 하루 만에 새로운 주주들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한편으로는 주가에 바닥이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매수세가 몰렸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공개매수가가 6200원으로 정해졌고 상폐 후 6개월 동안은 주식을 회사가 매수해준다는 점에서 불안정한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개별 종목 주가에 하방지지선이 정해져 있다는 점은 투자자 입장에선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일반 개인투자자의 경우 묻지마 투자에 나섰다가 자칫 매도 타이밍을 놓칠 수 있으며 비상장사의 주주가 되는 낭패를 볼 수 있어 투자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탕을 노린 불나방 투자를 지양해야 하는 이유는 앞선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020년 상장폐지된 쌍용양회(현 쌍용C&E) 우선주가 단적인 예다.

쌍용양회우의 공개매수가는 1만5500원이었지만 주가는 연일 급등해 한때 8만6000원을 뚫고 올라섰고 상폐 전 마지막 거래일에도 공개매수가를 훌쩍 웃도는 2만5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마지막날까지 주식을 팔지 않고 버틴 투자자는 9300원에 주식이 강제로 유상소각돼 주당 1만6050원의 손실을 봤다. 당시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회사가 지분 95%를 확보하지 못하면 자진 상폐를 못해 결국 추가 매입에 나설 것이라는 잘못된 소문이 돌면서 개인투자자들은 약 32억원 가량의 피해를 입게 됐다.
 
한편 주가가 이상 급등을 펼치자 맘스터치 역시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맘스터치 측은 공시를 통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폐 이후 6개월 간 6200원에 주식을 매입할 계획이 있다"면서도 "다만 회사는 이미 자진 상폐 신청에 필요한 97.94%의 지분을 보유 중이기 때문에 자진 상폐 신청 전까지 추가 주식 취득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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