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열풍에…작년 해외금융자산·채무 역대 최고
서학개미 열풍에…작년 해외금융자산·채무 역대 최고
  • 뉴시스
  • 승인 2022.02.2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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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철 기자 =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 중심의 하락세가 이어진 26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한 주식 개인투자자가 스마트폰을 통해 하락하고 있는 주식종목을 살펴보고 있다. 2022.01.26. scchoo@newsis.com

류난영 기자 = 미국 등 주요국의 주식 가격 상승과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매입 등 '서학개미' 열풍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대외금융자산이 처음으로 2조 달러를 돌파하는 등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배분 등의 영향으로 대외채무 역시 6000억 달러를 넘어서는 등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은 단기외채비율 등 채무 건전성 지표는 개선돼 대외건전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1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외채무는 6285억 달러로 전년 보다 836억 달러 늘었다. 연간 기준으로 대외채무가 60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1994년 관련 통계 작성이후 처음이다. 대외채무 가운데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외채가 69억 달러 늘어난 1662억 달러를 기록했고, 장기외채는 767억 달러 늘었다. 단기외채는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클 때 급격히 빠져나갈 우려가 큰 자금이다.

유복근 한은 국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 팀장은 "외국인들이 국내 장기 채권에 투자하는 등 부채성 증권 투자가 확대된 영향이 가장 컸다"며 "여기에 IMF가 지난해 114억 달러의 SDR을 배분했는데 이 자금이 채무로 분류된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외금융자산도 전년 대비 1982억 달러 늘어난 2조1610억 달러로 집계돼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외금융자산이 2조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권투자에서 1270억 달러, 직접투자에서 506억 달러 늘었다. 내국인의 '서학개미 운동' 등 해외 주식 투자 열풍, 미국 주가 상승 영향이다. 지난해 미국 등 주요국의 주가는 크게 상승했다. 미 증시에서 다우존스가 18.7%, 나스닥이 21.4% 상승했고, EU(21.0%)와 일본(4.9%)도 올랐다.

유 팀장은 "지난해 내국인의 해외 주식 투자가 크게 늘어난 데다가 미국 등 주요국의 주가가 지난해 큰 폭 상승하면서 대외금융자산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 투자가 늘면서 대외금융부채도 역대 최대로 늘었다. 지난해 대외금융부채는 1조5231억 달러로 전년말 대비 264억 달러 증가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가 162억 달러 늘었고, 기타투자도 212억 달러 증가했다. 

이에 따른 순대외금융자산은 전년말 대비 1718억 달러 증가한 6379억 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순대외금융자산은 국내 거주자의 해외투자(대외금융자산)에서 외국인의 국내투자(대외금융부채) 잔액을 뺀 수치다. 순대외금융자산이 플러스일 경우, 한국이 해외에 줘야 할 돈(부채)보다 받을 돈(자산)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2014년부터 금융부채보다 금융자산이 많은 상태가 됐다.

한편 대외지급능력과 외채건전성은 소폭 개선됐다.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비율은 35.9%로 전년보다 0.1%포인트 감소했다. 단기외채비율은 대외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외채 건전성을 나타내는 대외채무(총외채) 대비 단기외채 비중도 26.4%로 전년(29.2) 대비 2.8%포인트 줄었다. 지표가 낮을 수록 안정적으로 평가 받는다. 

같은 기간 대외채권은 전년말 보다 502억 달러 늘어난 1조779억 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334억 달러 줄어든 4494억 달러로 집계됐다.

유 팀장은 "글로벌 경제 위기가 발생하면 장기채권은 천천히 빠지고 단기채권은 빠르게 빠지는 경향이 있다"며 "단기외채비율이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건전성 측면에서 더 좋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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