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는 '침묵의 암'
간암,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는 '침묵의 암'
  • 최현규 기자
  • 승인 2022.02.25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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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은 갑상선 위, 대장, 폐, 유방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6번째로 흔한 암으로 알려져 있다. 발생률은 6번째이긴 하지만 사망자 수는 폐암에 이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간암은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다가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병기가 진행된 경우가 많아 '침묵의 암'이라고 불린다. 간암 첫 진단 때 환자들이 흔히 호소하는 증상은 상복부의 불쾌감 혹은 통증이다. 이외에 전신 쇠약감, 복부 팽만감이나 복수, 체중감소, 황달 위장 출혈 등도 발생한다.

문제는 전체 환자의 약 삼분의 일 이상은 무증상이라는 점이다. 손상될 것을 대비해 예비 기능을 비축하는 간의 특성상, 기능이 상당히 저하된 상황에서도 두드러진 증상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 간질환이 간암 발생의 주요 위험인자이다. 우리나라 국민 중 약 3~4%가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라고 알려져 있다. 간암의 원인 중 70~80%(전 세계적으로는 약 절반)를 차지한다.

C형 간염은 우리나라 국민 중 약 1%가 감염자로 추정되고 있고 비감염자에 비해 최소 17배 이상 간암발생 위험률이 증가한다. 두 바이러스에 의해 만성화로 진행되는 비율이 55~85% 정도로 매우 높은데 간경병증으로의 진행이 일어난 후에는 간암의 발생이 증가하게 된다.

음주 또한 간암 발생의 주요한 위험인자인데, 오랜 기간 습관적으로 많은 양을 섭취할 경우 간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하다. 음주 습관은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증을 일으키고, 일단 간경병증이 발생하면 간암 발생 확률이 점차 높아진다.

최근에는 비만, 당뇨병이 증가하면서 이러한 대사증후군과 연관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의 발생 빈도가 증가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비만이 있는 사람이 정상체중에 비해 1.9배, 당뇨가 있으면 3.7배 간암발생 위험이 증가했다.

대부분의 간암 환자는 간경변증과 간염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치료를 위해 이들 두 가지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환자의 전신 상태, 종양의 크기와 개수, 간기능의 상태에 따라 조기 간암, 중기 간암, 진행 간암 및 말기 간암으로 분류할 수 있다. 조기 간암 환자들은 수술이나 국소치료법을 시행하여 완치를 목표로 치료를 진행하게 되며, 중기 또는 진행 간암에서는 수술과 같은 치료는 시행치 못하고 경동맥화학색전술이나 항암 요법으로 어느 정도 치유를 기대할 수 있다. 말기 간암에서는 치료에 의한 생명연장을 기대하기 어려워 증상 완화를 위한 치료로 들어간다.

수술 치료에는 암세포가 있는 부위를 절제하는 간절제술이 있다. 간암의 치료 효과는 간절제술이 가장 좋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간암 환자가 만성 간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간 절제 후 남은 간으로는 충분히 기능을 하기 어려워 수술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적합한 공여자만 있다면 간이식도 좋은 선택이다. 간이식을 받은 간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70% 이상, 재발률은 15% 미만이다. 국내의 경우 이중 살아있는 사람(공여자)의 간을 이식받는 '생체간이식수술' 비율이 80%로, 해외 주요국에 비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5년 생존율도 85%에 달한다.

간동맥화학색전술(TACE)은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에서 간암 치료에 가장 많이 시행되는 시술로 간 종양에 영양을 공급하는 간동맥만 선택해 항암제를 투여하고, 혈관을 막아 정상 간 조직은 크게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선택적으로 종양을 괴사시킬 수 있다.

수술없이 간암을 치료하는 방법인 고주파 열치료(RFA), 에탄올주입법(PEIT)은 국소 마취를 시행해 초음파를 보면서 간암 내에 직접 바늘을 삽입해 종양을 파괴하는 것으로 종양의 크기가 작고, 개수가 적은 경우에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그 외에 수술이나 고주파 열치료 등 근치적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 간기능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고 종양의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방사선치료를 시행할 수 있으며, 간 외의 장기에 전이가 되었거나 다른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을 경우 항암치료를 시행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간암 환자들의 대부분은 B형, C형간염 또는 만성적인 음주 경력을 가지고 있는 만성 간질환 환자이다. 간염 보균자 또는 만성 간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은 6개월마다 정기적인 선별 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을 해야한다. 선별 검사는 복부초음파와 알파태아단백 두가지를 시행하여 이상 소견이 보이게 되면 CT, MRI와 같은 검사를 추가적으로 시행하게 된다.

건강한 성인들도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시행해야 한다. 검진에서 만성 간질환 소견이 보이면 꾸준히 치료 받고 관리를 해줘야 한다. 간염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기 위해 예방 접종을 반드시 시행하여야 하며 만성적인 음주와 흡연을 피해야 한다.

특히 한국식 음주문화는 간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폭음을 하거나 무절제한 음주는 지양해야 한다. 복용하는 약물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특히 음주 직후에 약물을 복용하게 되면 간에 무리를 주는 경우가 있으므로 의료진과 상의 하에 복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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