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동휘 "최민식 선배님에게서 자신감을 얻었어요"
[인터뷰]김동휘 "최민식 선배님에게서 자신감을 얻었어요"
  • 뉴시스
  • 승인 2022.02.2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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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한지우 역
신인배우 김동휘 데뷔작서 최민식 호흡
"선배가 아닌 '배우 대 배우'로 봐주더라"
"연기 얘기보다 소통하는 데 더 힘썼다"
"최민식과 연기 평생 못 잊을 기억이다"

 손정빈 기자 = 만약 데뷔작에서 최민식과 함께 주인공을 연기해야 하는 신인의 마음은 어떨까. 이 대배우와 함께 호흡을 맞춰 연기할 수 있다는 기쁨도 있겠지만, 이 괴물같은 배우 옆에 선다는 게 두렵지는 않을까. 혹은 그에게 주눅들지 않아야 한다는 부담감에 짓눌려버리진 않을까.

배우 최민식이 주연을 맡은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감독 박동훈)는 물론 최민식의 영화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나면 이 작품이 최민식만의 영화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최민식과 짝을 이뤄 연기하는 배우 김동휘(27) 역시 그 존재감을 충분히 드러낸다. 그가 바로 데뷔작에서 최민식과 함께 주인공 두 명 중 한 명을 연기한 그 신인이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에서 김동휘의 연기는 차분하고 안정적이다. 이 소란스럽지 않은 영화에서 김동휘는 묵묵히 자기 일을 하며 극에 녹아든다. 화려하지 않기에 오히려 그의 연기가 돋보인다. 최민식은 김동휘를 "가능성이 많은 친구"라고 했다.

25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김동휘를 만났다. 그는 최민식의 칭찬에 "자신감이 생긴다"고 했다. "전 제 연기에 그렇게 자신있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자기비하가 심한 편이었죠. 그런데 평소 존경하던 대배우가 칭찬해주니까, 이 일을 계속해도 되겠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이 영화에서 김동휘는 고등학생 '한지우'를 연기했다. 지우는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에서 이방인 같은 존재다. 중학교 성적이 우수했고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 혜택을 받아 자립형사립고에 입학하긴 했지만, 이른바 '사배자' 출신이라는 낙인 속에서 학교를 다녀야 하는데다가 가정 형편 탓에 학원 하나 다닐 수 없어 성적은 자꾸만 떨어진다. 그러다가 '인민군'이라고 불리는 탈북자 출신 경비원 박씨와 친해진다. 그리고 우연찮게 그에게 수학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지우는 조금씩 삶을 변화시켜 간다.

최민식은 1962년생, 김동휘는 1995년생이다. 두 사람은 33살 차이다. 최민식은 김동휘가 태어나기 한참 전인 1989년에 데뷔했다. 게다가 최민식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배우, 김동휘는 이제 막 배우 생활을 시작한 신인이다.

"당연히 긴장되고 부담됐습니다. 제가 언제 이런 대선배와 호흡을 맞출까, 라는 생각에 제가 얼어있는 줄도 모를 정도로 긴장했어요. 그런데 선배님(최민식)께서 저를 후배 연기자가 아니라 '배우 대 배우'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해줬어요. 그러니까 긴장이 풀리더라고요."

김동휘는 오디션을 통해 한지우 역할을 거머쥐었다. 오디션 현장엔 최민식도 있었다. 최민식은 김동휘에게 즉흥 연기를 제안했다고 한다. 김동휘는 "선배님이 제안한 연기를 충실히 잘 해내려고 했던 게 오디션에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다"고 했다. 오디션 합격 소식을 듣고 김동휘와 김동휘의 어머니는 함께 눈물 흘렸다. 김동휘 아버지는 "사기가 아니냐"고 했다고 한다.

그는 영화와 최민식의 연기에 누가 되지 않으려고 대본을 보고 또 봤다고 했다. 반복된 연습을 통해서 부담감을 조금이나마 덜어내려고 했다. "많은 분들이 최민식이라고 하면 무섭고 엄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았어요. 오히려 옆집 아저씨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먼저 말도 걸어주고 시시콜콜한 얘기도 해줬죠. 그 덕에 어려움을 덜 느꼈어요." 김동휘는 "선배님은 저한테 연기에 대한 얘기는 거의 안 했다"며 "저와 소통하는 데 더 신경쓰는 것 같았다"고 했다.

그는 최민식과 거리를 좁혀가면서 한지우를 연기했다. 지우와 박씨가 두 사람이 사이의 벽을 점점 허물어가며 누구보다 상대를 아끼는 친구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아마 연기하는 동안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계속 생각날 작품일 겁니다. 평생 기억에 남을 시간이었어요." 김동휘는 어떤 배우가 되려고 하기보다는 계속 배우로 남아있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런 배우가 되고 싶다, 같은 건 아직 없다"며 "다만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위로해주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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