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위험 감수하고 성적표 초라해, 주의가 필요
'빚투' 위험 감수하고 성적표 초라해, 주의가 필요
  • 김윤희 기자
  • 승인 2022.03.22 0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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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오히려 '빚투'를 감행하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개미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위험을 감수하고서도 성적표는 초라해,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18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5조163억원, 기관이 2조129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개인은 6조991억원어치를 사들여,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액을 고스란히 쓸어담은 셈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의 긴축 기조 전환 등 각종 악재에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상황에서, 유독 개인 투자자들은 매수를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17일 기준 21조4752억원을 찍었다. 올해 들어 최저(20조7250억원)를 기록한 지난달 21일보다 약 7500억원 증가한 것이다. 신용융자잔액은 지난달 중순부터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투자를 하는 것은 다름 아닌 '바닥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탄이 부족한 개미들은 이자 비용이나 하락 위험에도 "바닥을 쳤으니 이제는 오를 것"이라는 믿음으로 적극 매수에 나선 것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긴축 움직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리스크 등 최근 이슈들이 충분히 시장에 반영되고 나서 코스피가 2700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모습을 보이자 개미 투자자들의 '바닥을 찍었다'는 심리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난 직후 주식시장이 폭락했다가 급등세를 탔던 과거의 경험이 개미 투자자들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성과는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고 있다. 최근 두 달새 코스피 지수는 10% 가까이 빠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코스피는 2.60%, 코스닥지수는 3.32% 각각 급락했다. 미국의 긴축 움직임에 지난해 연말부터 증시 불안정성은 높아지고 있다. 주식보다는 금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이 빠지면서 주식 반대매매 금액도 늘고 있다. 이달 이례적으로 300억원이 넘는 날도 있었다. 반대매매는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린 투자자의 주식을 증권사가 담보로 잡고 있다가 투자자가 돈을 갚지 못하면, 증권사가 임의로 주식을 시장에 파는 것을 말한다.

전문가들도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상황은 심리가 주가를 끌어올린 '안도랠리'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반등세가 계속될지는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전세계적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이슈의 영향에 따라, 주가와 연결되는 하반기 기업의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경기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악순환이 거듭될 수 있다"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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