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내장정맥혈전증 진단 위·대장암 환자 추적관찰 가능
분당서울대병원, 내장정맥혈전증 진단 위·대장암 환자 추적관찰 가능
  • 김윤희 기자
  • 승인 2022.03.23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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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장암 환자들은 내장정맥혈전증으로 진단받더라도 대부분 항응고 치료 없이 추적관찰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서울의대 혈액종양내과 이근욱 교수팀(제1저자 혈액종양내과 강민수 전문의)은 2017년 6월부터 2020년 7월까지 내장정맥혈전증이 진단된 위·대장암 환자 51명을 대상으로 암 진행 상황과 내장정맥혈전증의 임상 특징·경과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내장정맥혈전증을 진단받은 전체 환자 51명 중 특별한 증상이 없었던 환자는 90%(46명)로 나타났다. 종양 평가를 위한 컴퓨터 단층촬영(CT) 등 영상 검사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됐다. 전체 환자 중 정맥혈전증 진행 소견을 보인 환자는 약 31%(16명)였고 혈전증으로 사망한 경우는 없었다.

항응고제 치료 여부에 따라 혈전증 경과를 비교한 결과 항응고제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 그룹(42명)에서는 절반 이상인 57%(24명)가, 항응고제 치료를 받은 환자 그룹(9명)의 경우 약 22%(2명)만 혈전증이 사라졌다.

위·대장암 환자에서 내장정맥혈전증이 진단될 경우 항응고제 치료는 증상이 발생한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의미가 없어 대부분 항응고제 치료 없이 추적관찰로 충분하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내장정맥혈전증 보다는 암 자체가 환자의 예후를 결정하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이 교수는 "위·대장암 발생률 세계 1·2위인 한국에서 내장정맥혈전증의 임상 특징과 경과에 대한 전향적 연구를 세계 최초로 시행한 것은 의의가 있다"며 "항응고제 사용은 오히려 여러 합병증을 증가시켜 환자의 건강에 위협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전문의는 "위·대장암 질환은 암의 상태가 환자의 예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면서 "무증상 내장정맥혈전증에 대한 항응고제 치료보다는 암 치료에 집중하는 것이 환자의 건강에 더 좋다"고 설명했다.

정맥혈전증은 인체의 정맥에 피가 응고돼 혈전(피떡)이 생성되고 이로 인해 여러 합병증이 야기되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혈전증은 하지의 정맥 내 혈전이 생기는 '심부정맥혈전증'이다. 이 혈전이 분리돼 심장을 지나 폐동맥을 막을 경우 '폐색전증'을 발생시켜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대부분이 진단과 동시에 혈액의 응고 능력을 감소시켜 혈전의 형성을 막는 항응고제 치료를 하는 이유다.

위·대장암 등 소화기계 암 환자에선 복강 내 깊은 정맥에 혈전이 발생하는 '내장정맥혈전증'이 흔히 발견된다. 하지만 심부정맥혈전증에 비해 내장정맥혈전증은 경과가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도 명확한 치료 방침이 정립돼 있지 않다. 대안으로 항응고제 치료를 시행해 왔지만 출혈 등 오히려 여러 문제를 야기해 환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경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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