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하의 자긍심
자하의 자긍심
  • 오진원 논설위원
  • 승인 2019.02.23 0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子夏(자하)
子夏(자하)

공자의 제자 자하는 집안이 가난해서 늘 낡은 옷을 입고 다녔다. 심지어 어떤 때는 너무 낡아서 늘어진 메추라기 깃처럼 너덜너덜한 옷을 입고 다닐 때도 있었다. 그래도 자하는 전혀 수치스럽거나 창피한 기색이 없었고, 아무리 부귀한 사람을 만나도 기죽지 않고 당당했다.

자하의 재능을 아끼는 어떤 사람이 자하에게 물었다. "선생님 정도의 재능이라면 충분히 벼슬을 할 수 있을 텐데, 선생님은 왜 벼슬을 하지 않습니까? 벼슬을 하면 살림살이도 좋아 질 텐데 말입니다"

자하가 이렇게 대답했다. "충고는 고맙소. 그러나 이대로도 나는 만족합니다. 아무리 제후라고 하더라도 나를 교만하게 대하면, 나는 두 번 다시 그를 만나지 않습니다. 노나라의 유하혜는 성문이 닫힌 뒤 돌아다니는 범법자들과 똑같은 옷을 입고 다녔지만 전혀 의심을 받지 않았답니다. 그의 명성이 하루 이틀에 퍼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벼슬로 생기는 손톱만한 이익을 두고 다투다기는 끝내는 손을 몽땅 잃어버릴 수도 있지요"

* 가난은 불편한 것이기는 해도 수치스러운 것은 아니다.특히 자신의 지조를 지키기 위한 선택적 가난은 오히려 떳떳하고 자긍심을 갖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라지만 인간의 품위를 지키는 일도 중요하다. 가난하면서도 도를 즐기고, 빈곤하면서도 도를 지킨다는 것은 바로 인간으로서 품위를 지키고 간직하는 일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늘 겸허하게 자기를 성찰하고, 자기 품위를 지키려고 노력한다면 바람직한 사람이 되지 않겠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