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세브란스, 세계 최고령 잔위암 환자 수술 성공
강남세브란스, 세계 최고령 잔위암 환자 수술 성공
  • 뉴시스
  • 승인 2022.03.29 09: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 최초 위암 1만례 집도 노성훈 교수팀 성과
18년 전 위절제 후 남은 위장부위 암종양 제거
왼쪽부터 노성훈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잔위암 환자 박상길씨

백영미 기자 = 국내 의료진이 90대 초고령 환자를 대상으로 위절제술 후 남은 위 부위에 발생하는 잔위암 수술에 성공했다. 이번에 수술받은 환자는 96세로, 국내외를 통틀어 잔위암 수술 환자로는 최고령이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위장관외과 노성훈 교수팀은 최근 90대 초고령 잔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고난도 수술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잔위암은 수술 후 2~6%의 환자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 박상길(96)씨는 지난 2004년 부산의 한 병원에서 위암으로 복강경 위아전절제술(암이 위의 중간 이하 아랫부분에 있는 경우 아래쪽 약 60% 정도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이후 별다른 문제 없이 지내오다 최근 빈혈 증상, 식후 복부 불편감 및 위·식도 역류 증상이 지속돼 위내시경을 받았다. 검사 결과, 수술 후 남겨진 위에 6cm의 큰 종양이 발견됐고 조직검사 후 위암 판정을 받았다.

박씨는 과거 위암 수술 외에도 수두증으로 뇌실-복강 간 션트 삽입술 및 담낭절제술을 받았고 관상동맥폐쇄로 약물치료를 받고 있었다. 또 뇌출혈로 세 차례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비만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체질량지수(사람의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29로 복부 비만이 동반된 고위험군 환자이기도 했다.

노 교수팀은 박씨의 종양이 크고 위벽 전층을 침범한 소견을 고려해 복강경으로 복강 내 전이가 없음을 확인한 후 개복했다. 박상길씨의 경우 이전의 수술들로 인해 배 안의 장기들이 심하게 유착돼 있어 고난도 술기가 요구됐다. 노 교수팀은 전문화된 술기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3시간 47분 만에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박씨는 안정을 위해 기도 삽관을 유지한 채 중환자실에서 집중 모니터링을 받다가 수술 3일째 일반병동으로 옮겨졌다. 수술 14일째에는 죽을 섭취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회복돼 건강하게 퇴원했다.

노 교수는 “이번에 수술한 환자는 국내외를 통틀어 잔위암 수술 최고령 환자로 고난도의 수술이 요구됐다”며 “앞으로도 양질의 치료를 통해 위암 환자들이 완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수년 내 65세 이상 인구가 20%에 달하는 초고령화 사회 진입이 예측됨에 따라 고령환자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며 “환자의 나이가 수술적 치료를 제한하는 요인이 되지 않도록 수술 준비를 철저하게 해 수술 후 일상생활로 쉽게 복귀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교수는 위암 수술 누적 1만1000례를 집도한 세계 최고의 위암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다. 노 교수가 90대 환자 위암 수술을 집도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