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메츠, 올해 첫 내한 오케스트라…"그 자체가 감동"
프랑스 메츠, 올해 첫 내한 오케스트라…"그 자체가 감동"
  • 뉴시스
  • 승인 2022.04.2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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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 화상 간담회
양인모·올리비에 베르네, 협연자로 나서
생상스 등 19세기 프랑스 작곡가로 꾸며
프랑스 메츠 국립 오케스트라. 

강진아 기자 = "단원들도 예전의 한국 공연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어요. 청중들의 따뜻한 환호와 열정을 다시 느끼고 싶어하죠."

프랑스 메츠 국립 오케스트라가 올해 첫 해외 오케스트라 내한의 문을 연다. 오는 29일 대구콘서트하우스를 시작으로 익산, 통영, 대전을 거쳐 오는 5월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방점을 찍는다.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은 22일 화상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메츠 오케스트라 내한은 3년동안 추진된 프로젝트다. 실현된 자체가 감동스럽다"고 밝혔다.

메츠 국립 오케스트라는 프랑스 정부가 지정한 12개의 국립 오케스트라 중 하나로, 젊은 악단이다. 지난 2016년 한불수교 130주년 기념으로 최초 내한했던 당시 이름은 로렌 국립 오케스트라였다. 이후 2017년 프랑스 정부 시책으로 메츠 국립 오케스트라로 개명했다. 1976년 로렌 필하모닉으로 창단돼 2002년 국립 오케스트라로 승격됐다.

프랑스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지키지만 독일, 룩셈부르크, 벨기에와 지리적으로 멀지 않아 다문화적인 성격도 갖고 있다. 라일란트는 "해외에 알려지지 않은 프랑스 작곡가들의 작품을 그대로 연주하는 사명을 갖고 있다. 프랑스 현대 작곡가들 음반도 지속적으로 출시해왔다"며 "프랑스 사운드를 갖고 있지만 정통 독일 음악 등을 소화할 수 있는 잠재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은 프랑스의 정체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19세기 프랑스 작곡가의 작품들로 꾸며진다. 베를리오즈의 '베아트리스와 베네딕트' 서곡이 첫 곡이다.

프랑스 메츠 국립 오케스트라. 

무대엔 특별히 두 명의 협연자가 나선다. 1부에선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생상스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을 협연하며, 2부에선 프랑스를 대표하는 오르가니스트 올리비에 베르네가 생상스 교향곡 3번 '오르간'을 함께 연주한다.

라일란트는 "당초 생상스 서거 100주년에 맞춰 지난해 추진됐다가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됐다"며 "생상스의 작품 자체가 지극히 프랑스적이면서 고전적이어서 꼭 시기에 맞추기보단 음악적인 가치로 한국에서 청중과 교감하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베를리오즈는 프랑스 교향곡에 확고한 선을 그었던 작곡가"라며 "생상스 교향곡 3번은 프랑스 교향곡 역사를 다시 세우는 마스터피스 같은 곡이다. 작품 안에서 희로애락을 다양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협연자로 양인모를 직접 추천한 건 라일란트였다. 그는 "4~5년 전부터 그를 알았고 탁월한 연주를 들었을 때 프랑스 음악을 직관적으로 이해한 연주자라고 생각했다"며 "메츠 오케스트라도 젊은 악단이다.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한국의 젊은 음악가와 교감하고 소통하면서 보편적인 클래식 언어를 나누고자 구상했다"고 전했다.

2015년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자인 양인모는 지난 2019년 네메 예르비의 지휘로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와 생상스 협주곡을 파리에서 협연해 극찬을 받았다. 하지만 국내 무대에선 협연한 적은 없다. 이번이 해외 오케스트라와의 첫 국내 투어이기도 하다. 현재 프랑스로 날아간 그는 이날 프랑스 메츠의 아스날 홀에서 메츠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후 국내에 들어온다.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이날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양인모는 "지난해 2월 많은 공연이 취소되던 당시에 메츠 오케스트라로부터 가뭄에 단비같은 섭외를 받았다. 이 연주만큼은 취소되지 않길 바랬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협연이라고 본능적으로 생각했다"며 "관객들도 공연의 아름다움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전날 첫 리허설을 했다는 그는 "처음부터 순조로웠다. 지휘자와 협연자가 가끔 기싸움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라일란트 감독님은 제가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소리에 대한 장악력을 항상 잃지 않고 단원 개개인의 개성도 잘 느껴졌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생상스 3번은 저를 프랑스 청중에게 처음 다가가게 해준 매우 의미있는 곡이다. 이 곡은 제 레퍼토리에서 더 중요한 곡이 될 것"이라며 "3악장의 기교는 단순히 독립적인 게 아니라 미를 부각하는 장치로 보여진다. 생상스는 항상 선율의 감각을 잃지 않았다. 2악장 마지막에선 클라리넷과 바이올린 듀엣이 있는데, 어떻게 합을 이룰 수 있을지가 연주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라일란트는 지난 2018년 9월 메츠 오케스트라의 새 음악 겸 예술감독으로 영입됐다. 그는 지난 1월부터 한국의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으로도 임기를 시작했다. 스위스 로잔 신포니에타 음악감독도 맡고 있다.

그는 "프랑스와 한국이 합작 연주할 수 있는 신곡을 동시대 작곡가에게 위촉해 연주하는 등의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며 "두 오케스트라가 함께 연주하는 이상의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주 작곡가 제도 등 음악가들 교류 프로그램에도 많은 관심이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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