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울 황현수 “학생 땐 게으르다는 말도 들었는데…이젠 아닙니다"
[인터뷰]서울 황현수 “학생 땐 게으르다는 말도 들었는데…이젠 아닙니다"
  • 뉴시스
  • 승인 2019.03.0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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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K리그 FC서울 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 서울 황현수가 추가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2019.03.03.
3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K리그 FC서울 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 서울 황현수가 추가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2019.03.03.

두 골이 터진 FC서울의 개막전에서 골맛을 본 유일한 이는 공격수 박주영도, 새 얼굴 알리바예프도 아니었다. 2019시즌 개막전의 사나이는 수비수 황현수였다.  

서울은 3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황현수의 첫 골은 전반 10분에 터졌다. 박주영의 크로스를 받은 이웅희의 헤더가 골대를 때리자 옆에 있던 황현수가 재빨리 달려들어 득점으로 연결했다. 두 번째 골 역시 황현수로부터 나왔다. 첫 골과 달리 이번에는 머리가 아닌 발을 활용했다. 전반 28분 황현수는 알리바예프가 흘려준 공을 오른발 강슛으로 연결했다. 발등에 제대로 얹힌 공은 포항 골키퍼 강현무를 피해 골망을 세게 흔들었다. 공격수 출신인 그의 다재다능함이 빛을 발휘한 순간이었다.  

숨겨뒀던 공격 본능을 맘껏 뽐낸 황현수는 “첫 경기에서 멀티골을 넣어 기쁘다. 개막전에서 이긴 것이 더 기쁜 것 같다”면서 “세트피스 후 다음 상황이었기에 나도 욕심이 있어서 공격에 가담한 것 같다. 골을 넣을 줄은 몰랐다”고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수준급 공격수의 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했던 두 번째 골 상황을 두고는 “알리바예프가 슛이 수비에 맞고 나왔는데 내 위치를 보니 수비와 떨어져 있어 기회라고 생각했다. 정확하게 맞추자고 공만 보고 때렸다. 때리고 보니 공이 골대에 있더라”며 미소를 지었다.

대다수 서울 선수가 그랬던 것처럼 황현수는 지난해 기대만큼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소속팀에서의 주전 경쟁에서 모두 밀렸다.황현수는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많이 못 뛰었다. 개막전에 포함돼 각오가 남달랐다. 골이 들어간 뒤에는 ‘이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최용수 감독에 따르면 황현수는 사실 개막전 주전이 아니었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이 빠지면서 황현수에게 기회를 부여했다. 최 감독은 훈련을 통해 진가를 입증한 황현수를 선택했고, 황현수는 멀티골로 최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취재진으로부터 최 감독의 호평을 전해들은 황현수는 “학생 때부터 게으르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프로와서 많이 바뀌었다. 바뀌려고 노력하니 감독님께서 ‘네가 좀 해보려는구나’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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