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 기타 리사이틀 ‘MUSICSCAPE’, 문화비축기지 T1 파빌리온서 열려
최인 기타 리사이틀 ‘MUSICSCAPE’, 문화비축기지 T1 파빌리온서 열려
  • 김윤희 기자
  • 승인 2022.05.14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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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기타 리사이틀 ‘MUSICSCAPE’ 포스터

예술기획 피셔인젤과 문화비축기지가 주관하는 기타리스트 최인의 음악회 ‘MUSICSCAPE’가 녹음이 푸르른 초여름 밤, 6월 18일 문화비축기지 T1 파빌리온에서 열린다.

MUSICSCAPE는 한국의 자연과 문화유산에서 얻은 영감을 소재로 작곡된 최인의 창작곡들로 구성된 음악회이다. 2017년 초연된 이후 여러 차례 국내 유수의 공연장에서 공연된 바 있는 MUSICSCAPE가 그 감동을 더 해줄 특별한 공간에서 열리게 돼 기대가 모아진다.

문화비축기지의 공연장 T1 파빌리온은 투명한 유리벽 너머로 매봉산의 암반과 어우러진 자연과 하늘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은 최인의 음악을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우연한 기회로 문화비축기지를 방문한 최인은 오래된 석유 비축기지가 다시 생명력 넘치는 자연이 어우러진 문화의 공간으로 탈바꿈된 문화비축기지의 아름다움에 매료됐다.

특히 T1 파빌리온의 자연스러운 울림은 잔잔한 클래식 기타 음악을 감상하기에는 최적이기에 클래식 공연을 위해 잘 설계된 여느 콘서트홀과 견줘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공간이다. 또한 무대와 객석의 거리를 좁혀 관객과 더 가까이 함께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음악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MUSICSCAPE에서는 ‘숲’이라는 신곡이 무대에 오른다. 코로나19로 인해 갖게 된 여유시간 동안 그는 백패킹 여행을 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고, 이는 새로운 영감이 돼 우리에게 음악으로 돌아왔다. 백팩을 짊어지고 더 깊숙한 자연 속으로 걸어 들어갈 때 느끼는 설렘과 편안함, 아름답고 웅장한 숲이 선사하는 감동을 음악에 담았다.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빛과 땀을 식혀주는 기분 좋은 바람, 싱그러운 향기를 관객에게 전한다. 그는 듬직하게 서 있는 오래된 나무들을 바라보며,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고마운 사람들을 떠올렸다. 이 곡은 우리가 지금 이곳에 있게 한 아름답고 고마운 푸르른 숲과 같은 이들에게 헌정하는 곡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그의 오랜 벗인 피리 연주자 유현수와 함께한다. 피리와 클래식 기타의 조합은 쉽게 만나보기 어려운 이색적인 구성으로, 2018년 초연됐던 ‘가던 길’과 ‘감포 앞바다에서’가 연주된다. 아름답고 감성적인 기타 연주와 구성지고 매력적인 피리연주의 완벽한 조화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 곡을 라이브 연주로 다시 감상할 기회가 될 것이다.

이제 조금씩 평범한 일상을 회복해 가는 시기, 코로나19를 견디며 쌓인 피로를 내려놓고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과 회복이 있는 음악회 되기를 기대한다.

최인 기타 리사이틀은 이용한 기타, 광주현대병원의 후원으로 제작됐다. 티켓은 5월 19일부터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으며 전석 3만원, 6월 6일까지 예매 시 조기 예매 10% 할인이 적용된다.

자세한 정보는 피셔인젤 예술기획 전화 또는 카카오톡으로 문의하면 된다.

◇연주곡 해설

서 - 클래식 기타 독주

서는 서예의 시간성과 퍼포먼스적 요소가 음악의 그것과 같고 또 그 깊이와 정신이 동양 문화의 정수와 맞닿아 있는 것에 영감을 얻어 쓰게 된 곡이다. 한자의 부수들처럼 이뤄져 있으나 각 섹션은 서예의 획이 그려지는 것처럼 변화가 있어도 끊어지지 않고 연결이 자연스럽다. 붓의 성격과 필법, 호흡 등을 다양한 기타주법으로 표현해 보았으며 선비의 기개를 표현하고자 했다.

산, 바다 - 클래식 기타 독주

산 - 정상을 향해 올라가고 또 어두운 길도 걷게 되는 등 산행을 하는 기분과 풍경을 묘사한 곡이다. 오르고 내리고 바라보게 되는 풍경 같은 것들을 삶의 오름처럼 생각해 마침내 정상에서 바라보게 되는 빛을 표현한 곡이다.

바다 - 파도 소리는 마치 나이가 많고 지혜로운 어떤 존재가 항상 같은 답을 조용히 이야기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 곡은 그런 바다와의 대화를 표현한 곡이다. 음악적인 풍경이라는 개념으로 여행을 통해 삶을 통해 느끼는 공간들을 음악적 풍경(Music-scape)이란 틀에서 연작으로 쓰게 된 곡이다.

석풍수 - 클래식 기타 독주

건축가 고 유동룡(이타미 준)의 작품 석풍수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이다. 작가가 동양의 철학인 천원지방과 천지인의 개념을 건축물에 투영해 그 공간에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직접 경험하게 하고, 작품이 위치한 제주도를 상징하는 요소들을 건축에 담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 건축물을 경험하며 느낀 심상과 상징들, 동양적 아이디어들을 음악으로 표현해 보았다.

바람과 나 - 클래식 기타 독주

바람이 나를 향해 불어올 때 배는 앞으로 갈 수 없을 것만 같지만 역풍을 통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오히려 내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위험하다고 요트 전문가가 이야기해 줬다. 순간순간 바람을 느끼며 변화에 적응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어려움의 대한 또 그 지혜에 대한 곡이 될 예정이다.

감포 앞 바다에서 - Classic guitar, 피리 이중주

문무대왕의 흔적을 따라 감은사지, 이견대, 문무 대왕암, 사천왕사지 등을 답사한 기억을 모아 쓴 곡이다. 전통음악의 원리와 철학적 배경에 대한 정보도 다시금 알려졌고 한국사 및 동양사에서도 새로운 사실과 관점들이 논의되고 있는 근래에, 그러한 고민 속에서 동양의 바른 정신을 담은 곡을 쓰고자 했다. 창작 시 악기 편성은 플루트와 기타였지만, 피리와 기타의 이중주로 편곡해 처음 무대에 선보인다.

가던길 - Classic guitar, 피리 이중주

외로운 나그네가 자연을 벗 삼아 산길을 걸어가는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하게 하는 곡이다. 신세타령 같기도 하고 산 구릉들을 닮은 것 같기도 한 메나리 조 선율들은 산길을 가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꽃과 풀도 있고 구름과 바람도 있고 우스운 가사도 있는 굽이굽이 한 산길을 담은 마음의 풍경이다. 이 곡에 살아가며 만나고 헤어지고 쌓이고 풀리고 또다시 걸어가는 삶의 여정, 마음속 고개들을 담아봤다.

Blue Hour - 클래식 기타 독주

해가 지고 나서 하늘이 어두워지기까지의 시간을 ‘Blue Hour’라고 한다. 이 곡은 아름다운 노을에서 사라지는 빛 그리고 사라졌지만 아름다운 그 풍경에 관한 것이다. 그 시간은 나로 사색하게 하고 누군가를 기억하게 한다.

섬 - 클래식 기타 독주

서해의 섬들을 여행하면서 느낀 인상들을 적은 곡이다. 바다 위의 외딴섬들이 멀리서 볼 때 고독하고 외로워 보인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가는 길은 어려워도 섬 속 이곳저곳에는 아름다운 비경들과 생기 넘치는 식생들로 가득했다. 아직 마음속에서 먼 대상은 우리가 가 보지 못한 섬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숲 - 클래식 기타 독주(초연)

숲속에 있을 때마다 나는 나무들이 너무 좋다. 작은 나무도 아주 큰 나무도… 특히 잣나무나 소나무 계통의 숲속에 있을 땐 그 솔잎들 사이로 반짝이는 빛, 향기, 바람들을 좋아한다. 그런 숲속의 풍경… 자신의 자리에서 아름답게 서 계신 분들이 많다면 푸른 숲 같지 않을까? 해서 쓰게 된 곡이다.

◇연주자 프로필

기타리스트 최인

최인은 한국에서 다수의 콩쿨에서 입상하며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기악과를 졸업했다. 그는 벨기에로 유학, 레멘스인스튜트(Lemmensinstituut)에서 석사학위를 그리고 독일 로스톡 국립음대(Hochschule für Musik und Theater, Rostock)에서 콘체르트엑자멘 과정을 최고 점수(Auszeichnung 25/25)로 졸업했다.

그는 독일을 중심으로 다양한 실내악과 독주 활동을 펼쳐왔으며 △서울대 현악 합주 △원주시향 △부천신포니에타와 협연 및 다수의 독주회 △피에스타 기타 앙상블 △기타 쿼텟 Imagine △듀오카프리치오소 리더로 활동해왔다. 다양한 레퍼토리와 학구적이고 감성적인 그의 연주는 유럽과 한국에서 많은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현재 목원대, 전주대에 출강해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사사한 스승으로는 Raphaella Smits, Thomas Offermann, Nora Buschmann, Carlo Domeniconi 등이 있다.

피리연주자 유현수

·서울대학교 및 동대학원(석사) 졸업, 박사 수료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46호 피리정악 및 대취타 이수자
·소리공방 바라기 동인
·서울대, 백석예대, 계원예고 출강, 수원대학교 객원교수

◇음악회 프로그램

1부

서 / 작곡·연주 최인

산·바다 / 작곡·연주 최인

석·풍·수 / 작곡·연주 최인

바람과 나 / 작곡·연주 최인

2부

감포 앞 바다에서… / 작곡 최인, 연주 기타 - 최인, 피리 - 유현수

가던길 / 작곡 최인, 연주 기타 - 최인, 피리 - 유현수

Blue hour / 작곡·연주 최인

섬 / 작곡·연주 최인

숲 / 작곡·연주 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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