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3000원짜리 호텔빙수 누가 먹냐구요?…"없어서 못 팝니다"
8만3000원짜리 호텔빙수 누가 먹냐구요?…"없어서 못 팝니다"
  • 뉴시스
  • 승인 2022.05.14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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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라호텔 애플망고빙수

김혜경 기자 = #서울 성북구에 사는 이모씨(36·여)는 지난 주말 남편과 호텔 데이트를 하다가 빙수 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애플망고 빙수 하나에 8만3000원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씨는 결국 남편의 반대로 중식당에서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는 것으로 호텔 데이트를 마무리했다.

이씨는 특히 요즘 SNS에서 핫한 '애플망고빙수', 이른바 '애망빙'을 맛보려 했다. 애망빙은 2008년 신라호텔 제주에서 처음 선보여 인기를 끌며 호텔 빙수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서울 신라호텔에서 판매하는 애망빙은 최고급 제주산 애플망고를 사용했다. 은빛 사각 식기에 넉넉하게 담은 망고와 우유로 만든 눈꽃 얼음을 올렸다.

국내산 단팥과 망고 셔벗도 함께 같은 제공한다. 올해 신라호텔의 애망빙 한 그릇 가격은 8만3000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보다 2만원 더 오른 것이다.

신라호텔은 애플망고와 팥, 우유 등 원부자재 가격이 모두 올라 빙수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그런데도 주말에는 에망빙을 먹기 위해 1~2시간 대기줄이 발생할 정도다. 이 빙수는 갈은 얼음에 팥 고명과 미숫가루, 젤리와 인절미, 연유 등을 곁들인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호텔 빙수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호텔도 이달 1일부터 여름 빙수 판매에 돌입했다.

망고 과육을 듬뿍 담고 셔벗으로 과일의 모양을 낸 ‘제주 애플망고 빙수’는 한 그릇에 8만3000원이다. 이 호텔은 쑥과 인절미의 고소한 맛이 조화를 이룬 '시그니처 쑥 빙수'와 채식주의자를 위한 '아보카도 비건 빙수' 등 이색 빙수도 선보인다. 이 빙수 가격은 각각 5만원이다.

조선팰리스호텔은 올해 '제주 카라향 빙수'를 선보였다.

카라향은 감귤의 일종으로, 제주 카라향은 1년 중 약 2달 간만 수확이 가능한 진귀한 과일이다. 빙수에 올리는 과육은 물론 얼음에도 카라향 과즙을 썼다.

빙수에 오메기떡 2개를 세트로 주는데 가격은 8만원이다. 조선팰리스호텔은 지난해 한 그릇에 9만8000원하는 '샤인머스캣 빙수'를 선보여 화제가 됐지만, 올해는 출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 팰리스_제주카라향 빙수와 오메기 떡. 

웨스틴 조선 서울의 라운지앤바에서는 시그니처 빙수인 '수박 빙수'와 '애플망고빙수'를 선보인다. 수박 빙수는 수박 과즙을 얼음으로 얼려 소복하게 올리고 과육을 풍성하게 넣었다. 초콜릿으로 수박 씨를 표현해 보는 재미까지 더했다. 가격은 4만8000원이며, 애플망고빙수는 7만2000원이다.

파크 하얏트 서울은 이색 빙수로 눈길을 끈다. 호텔 24층에 위치한 '더 라운지(The Lounge)'에서는 이달 1일부터 허니 골드, 홍시, 체리, 망고, 팥빙수 등을 판매하고 있다.

허니 골드 빙수는 큼지막한 허니콤이 그대로 살아있는 월악산 직송 벌집 꿀에 은은한 빛깔의 금박을 입힌 빙수로, 가격은 5만4000원이다.

하얏트서울은 단호박 식혜 얼음과 두유 얼음을 베이스로 홍시 아이스크림의 조화가 돋보이는 홍시 빙수(4만8000원), 망고빙수(5만원)도 선보인다.

애망빙을 비롯한 호텔 빙수는 수 만원을 호가하지만 당분간 인기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소비 주체로 떠오른 MZ세대 사이에서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로 누리는 행복) 트렌드가 하나의 소비 문화로 자리 잡은 데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보복 소비' 심리가 맞물리고 있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몰 럭셔리 소비 트렌드에 더해 SNS에 인증 사진을 올리고 싶어하는 니즈까지 반영돼 호텔 빙수가 꾸준히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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