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지방→수도권' 확대…고분양가 조정될까
미분양 '지방→수도권' 확대…고분양가 조정될까
  • 뉴시스
  • 승인 2019.03.1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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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인천 분양단지 절반이 '완판' 실패
청약제도 개편에 '고분양가'도 영향 줘
미분양 이어지면 주택시장 침체 장기화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값이 18주 연속 하락했다. 2012년 이후 최장기간 기록이다. 사진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모습.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값이 18주 연속 하락했다. 2012년 이후 최장기간 기록이다. 사진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모습.

지방에서 속출하던 미분양이 수도권까지 확대되면서 청약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해 말 청약제도 개편으로 규제가 심화된 탓도 있지만 시장 침체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고분양가가 미분양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분양가 조정이 이뤄질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12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경기·인천에 분양한 민영아파트 13단지 중 6개 단지가 미달 사태를 빚었다. 청약 불패 신화를 이어가던 서울에서도 미달 단지가 나왔다.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 115㎡A~C형은 1순위에서 미달했고 115㎡D형은 끝내 완판을 하지 못했다.

청약경쟁률도 크게 떨어졌다. 올해 1~2월까지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1순위 기준 전국 12.2대1, 수도권 2.8대1, 지방 23.4대1이다. 수도권 청약경쟁률은 2015년 이래 가장 낮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6.6대 1, 인천 2대1, 경기 1.6대1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수도권 입주물량이 늘어난 데다 청약제도 개편으로 무주택자에게 기회가 한정되면서 청약경쟁률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에 반해 고분양가는 유지되고 있어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우건설이 인천 검단 신도시에서 분양하는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에 비해 다소 비싸게 책정됐다는 평가를 받으며 끝내 '완판'되지 못했다. 전용 84㎡ 분양가는 4억1000만~4억2000만원선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도 고분양가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건설사들은 조합과 시행사간 이해관계로 인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A건설사 관계자는 "요즘은 시장가격이 이미 분양가에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상황이라서 '로또 분양'이라는 메리트는 못 느낄 것"이라며 "건설사 입장에선 적당한 가격에 분양을 빨리 하는 게 좋지만 조합이나 시행사의 경우 완판시킨다고 크게 남는 게 아니기 때문에 바로 조정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B건설사 관계자도 "사업을 이끌어 시행하는 입장에서는 더 높은 분양가로 사업 수익이 생겼으면 할 것"이라며 "최근 2~3년 동안 청약시장은 일주일 만에 완판되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오히려 분양가가 너무 쌌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분양가 조정은 쉽지 않지만 미분양에 따라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될 수 있으므로 분양가 인하를 고려할 타이밍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공공택지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미분양이 발생하면 부동산 시장 침체 때문이라고 볼 수 있지만 민간택지에서 분양하는 단지가 미분양인 경우는 지나친 고분양가 때문"이라며 "미분양이 지속되면 재고 주택 시장도 영향을 받아 침체가 깊어지므로 분양가는 어느 정도 조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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