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자들 증시에서 손 털고 있다
주식 투자자들 증시에서 손 털고 있다
  • 김윤희 기자
  • 승인 2022.06.15 0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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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자 주식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손을 털고 있다. 증시가 호황이었던 지난해 '증시대기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예탁금이 70조원대까지 상승했지만, 최근 56조원대까지 떨어지며 연중 최저점을 찍었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9조810억원으로 올해 1월 말 75조1073억원보다 16조원 넘게 감소했다. 5월13일부터는 60조원을 상회한 적이 단 이틀에 불과할 만큼 50조원 중후반대에 갇혀 있다. 지난해 하반기 아무리 낮아도 62조원대를 밑돈 적이 없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서나 팔고난 자금을 증권사 계좌에 맡겨둔 돈이다. 언제든 주식 투자에 사용될 수 있어 증시 투입 자금으로 분류된다. 이에 투자자예탁금의 증감 상태는 투자심리로 여겨지기도 한다.

2019년 12월말 27조3000억원에 불과했던 투자자예탁금은 코로나19 이후 증시 활황에 힘입어 빠르게 늘어 올해 1월 70조원대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올해 인플레이션 등 불확실성에 따라 하락장이 이어지자 다시 감소하고 있다.

증권사에서 빚을 내 주식을 매입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전날 기준 21조6197억원으로 집계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높아지던 2월18일에는 올 들어 최저치인 20조7412억원까지 떨어졌다.

하락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주식거래에 의한 수익률이 감소하고,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금리 인상 및 은행의 예적금 금리 인상은 '역(逆)머니무브'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변동성이 커진 주식 등에 대한 투자 대신 안전한 예·적금으로 돈이 몰리는 것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5월말 기준 예·적금 잔액은 716조5365억원으로 4월말과 비교해 불과 한 달 만에 19조9374억원 불어났다. 실제 은행들은 '연 5% 이자'를 주는 고금리 적금 상품은 물론 3%를 넘어선 예금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증권사들도 인상된 기준금리를 반영하고, 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해 예탁금 이용료율을 높이고 있다. 토스증권이 최근 연 0.2%에서 1%로 올렸고, 미래에셋증권이 0.2%에서 0.4%로 올린 것.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의 증권사 예탁금 이용료율이 0.2~0.3%대로 제로금리와 차이가 크지 않다.

기준금리 상승은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도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 메리츠증권, 신한금융투자, DB금융투자 등은 이달 들어 각각 0.1%포인트, 0.25%포인트, 0.2%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낮게는 4%대, 높게는 9%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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