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소리 윤 대통령 자택 앞 시위, 소음으로 고통 심해
서울의소리 윤 대통령 자택 앞 시위, 소음으로 고통 심해
  • 김윤희 기자
  • 승인 2022.06.17 0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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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심 곳곳의 집회·시위에 따른 소음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시민이 적지 않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재수생 김모씨(20)는 매일 아침 학원을 갈 때마다 걱정이 앞선다. 올해부터 일부 단체가 주말마다 스피커와 확성기로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작년에는 법원 근처에서 집회가 많아 고통스러웠다"며 "올해는 잠잠해지나 했는데 지난달부터 너무 시끄러워 잠도 잘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길을 걷는 시민이나 주민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하거나 카메라를 들고와 무턱대고 얼굴을 찍기도 한다.

용산구에 사는 대학생 이모씨(25·여)는 최근 빵을 사러 나갔다가 봉변을 당했다. 그는 "대통령 집무실 근처에서 집회를 하길래 무슨 일인지 쳐다봤더니 카메라를 든 일행 중 한 명이 제 얼굴을 찍어 당황했다"며 "그 뒤로는 집회장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요즘은 집회 현장에서 진보·보수 유튜버들이 인터넷 중계방송을 하다 시비가 붙어 밀치고 엉켜 욕설을 주고받는 촌극을 연출하기도 한다.

증권사에 다니는 40대 직장인 A씨는 "집회 때문에 회사와 식당을 오가는데 20분 넘게 걸린다"며 "요란스러운 유튜버들 때문에 집회·시위가 더욱 혼탁해지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서초동 자택 앞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 시위 중단을 요구하는 맞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소음을 견디다 못한 주민들이 현수막을 내걸고 자제를 요청해도 소용이 없다.

서울의소리가 윤 대통령 자택 앞 시위를 하는 것은 보수단체의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시위 중단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서울의소리는 양산 집회가 멈출 때까지 맞불집회를 할 계획인데 지금으로서는 그 시기가 언제가 될 지 알 수 없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 집무실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라고 발언한 것이 양산 시위를 두둔한 것으로 여겨지고 그것이 서울의소리 시위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렇더라도 확성기를 설치한 트럭을 세우고 윤 대통령 자택을 향해 큰 소리로 가요를 틀거나 꽹과리와 북을 두드리며 소음을 내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조용한 시위를 부탁드립니다! 수험생들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집회소음으로 아기가 잠을 못 자고 울고 있습니다'라고 쓴 펼침막이 그들의 불편을 대변한다.

경찰은 엄정 대응을 천명한 상태다. 경찰청은 10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사저 앞 불법시위와 관련해 "소음기준을 초과하거나 지역 주민의 사생활 평온을 뚜렷하게 해치는 불법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같은 경고에도 거주지 앞 시위는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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