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노화 연구소'설립으로 건강한 100세 시대를 만들겠다 - 온 재활요양병원 김동헌 원장
'장수·노화 연구소'설립으로 건강한 100세 시대를 만들겠다 - 온 재활요양병원 김동헌 원장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9.03.2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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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로 인해 노인 환자 수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무엇보다 노인 의료 분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인구의 14%를 넘어서 고령사회에 진입한 상태이며, 빠른 고령화로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측되고 있다. 노인 의료비 비율도 점점 높아지고 있어 정부에서는 제도적인 행정력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급변하는 현대 사회와 인구 고령화의 급속한 진전은 노인의 의료복지 수요를 유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요양병원은 현대 사회에서 필수 시설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부산대병원 병원장, 부산의료원 원장, 부산보훈병원 원장을 거쳐 온 재활 요양병원의 수장으로 인생 제2막을 시작하고 있다는 김동헌 원장을 만나, 병원의 운영 방향과 미래전망, 그의 삶 이야기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온 재활요양병원  김동헌 원장이 본지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온 재활요양병원 김동헌 원장이 본지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경영인이 되고 싶었던 김 원장이 의사가 된 이유

부산 상업고등학교 졸업 후 은행에 취업하거나 상대를 입학해 경영을 공부하고 싶었다. 경영인의 꿈을 꾸고 있던 시절, 갑자기 아버지가 위암에 걸렸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시기였지만 병원에서 만난 한 사려 깊은 의사 선생님으로 인해 내 진로의 전환점을 맞았다. 그분은 바로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며 1959년 한국 최초로 간암에 대한 대량 간 절제술 시행한 성산(聖山) 장기려 박사다. 아버지의 주치의였던 장기려 박사님을 보며 나도 저런 의사가 되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이후 부산상고를 졸업하고 부산대 의대에 진학했다. 장 박사님과의 인연은 이후에도 쭉 이어졌다. 당시 장 박사님은 외과 초대주임교수를 맡고 계셨다. 나의 스승이자 내 인생의 롤모델 장기려 박사의 뒤를 쫓아가고 있다.

국가암등록통계 자료에 따르면 위암은 지난 2016년 기준 한국 사람들에게서 가장 많이 발병한 암종이다. 다행히 위암은 초기 단계에만 발견된다면 완치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암이며, 국가 건강검진에 위장관 검사가 포함되어 있어 암을 조기에 진단받기 쉽다.

한국인 위암 5년 생존율은 76%로 미국의 32.1%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한국 병원에서 수술받은 위암 환자가 미국에서 수술받는 환자보다 생존율이 높다는 의미다.

김 원장은 위암과 식도암 등을 치료하는 국내 최고 명의(名醫). 그는 개인적인 시간을 쪼개 일본과 미국의 수술실을 찾아 어깨너머로 수술법을 보고 익혔다.

이런 경지에 오르기까지 말 못 할 설움도 많이 겪었다. “수술법을 배우겠다고 찾아갈 곳도 없었고, 심지어 찾아가도 수술실에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창문 밖에서 지켜봐야 했다. 친구 하자고 말하며 수술 법을 배우기도 했다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이러한 그의 열정으로 요즘은 국제위암학회에서 한국은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나라가 되었으며, 위상이 엄청나게 향상되었다.

위암과 위양성 종양의 대가가 되기까지

1986년 교수로 임용이 되었다. 당시엔 외과에서 이하선종양부터 감상선 유방, 식도, , , 쓸게, 췌장, 소장, 대장, 항문, 정계정맥류를 비롯해 신장이식, 간이식까지 모두 담당했다. 20세기 말에 이르러서 외과도 분과하자는 움직임이 나타났고, 위장관외과, 간담도 췌장외과, 대장항문외과, 유방 외과, 갑상선 외과, 소아외과, 이식 외과로 분과가 되었다. 그때 내가 모셨던 주임교수님께서 "나는 간담도 췌장외과를 선택할 예정이니, 김 선생은 위장관외과로 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씀하셨다.

이미 모든 외과 분야에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라고 말씀을 드렸다. 사실 위암이 발병하면 위만 수술한다고 해서 치료가 되는 것이 아니다. 위에서 식도까지 다 수술을 해야 완치율이 높아지는데, 나는 그 수술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공부는 어려웠지만, 외과의 전 분야를 익혔던 것이 환자를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 덕에 위암의 대가라는 과분한 평가를 받았다.

김 원장은 2006년 부산대학교 제22대 병원장 재직기간 동안 양산부산대병원의 건축과 개원, 부산지역 암센터의 개원, 외상센터의 유치, 공공의료정보화사업의 유치, 복지동 건립 등을 이뤄냈다.

2009년에는 부산시 의료원장을 맡아 미션, 비전 및 병원가를 제정하여 직원들이 애사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더 나은 환경을 만들었다. 한방진료부의 도입, 건강증진센터의 설립, 첨단의료장비의 도입, 음압병실의 확충 및 첨단화를 통해 공공의료의 확충과 경영 내실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위암 수술을 돕기 위해 여러 차례 방문했던 보훈병원과의 인연으로 부산보훈병원장을 맡기도 했다.

취임 후 행정 중심의 병원체계를 의료진 중심의 운영체계로 바꿔, 의료진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할 수 있게 했다. 의료진이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병원이 더 잘 운영된다는 생각에서였다.

3개 의료기관의 병원장을 역임한, 의사로서는 보기 드문 의료경영전문가다. 의료경영은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가?

상고를 졸업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나의 성격 덕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성격 덕분인지 연이어 보직을 맡게 되었다. 병원기획조정부실장 겸 전산실장, 홍보실장, 전산실장, 교육연구실장, 부산시 의사회 학술이사, 부산대학교 교수회 부회장,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부회장, 병원진료처장, 2005APEC Korea에서 APEC 의료단 진료본부장 등을 거쳤다.

여러 보직을 거치며 실무는 잘 모르면서 도장만 찍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는 강한 열정이 내 마음을 두드렸다.

먼저 부산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 경영자 과정을 수강하며 조직경영을 공부했다. 부족하다는 생각에, 부산대 의과대학에 의료경영 최고 경영자 과정을 만들어 1, 2대 주임교수를 맡았다. 주임교수지만, 수강생들과 함께 공부하며 의료경영을 공부하였다.

이후 부산일보 CEO 과정을 거쳐 부산대학교 국제전문대학원 국제경영과정에 들어가 경영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국제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나 스스로 이론적으로 무장이 되어 있다고 생각이 들어야만, 남을 지도할 수 있는 진정한 리더가 된다고 생각했다. 멈추지 않고 의료경영에 대한 공부를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3개 의료기관의 병원장을 역임할 수 있었다.

온 재활요양병원 모습
온 재활요양병원 모습

 

노화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사람의 세포나 조직, 기관도 오래 사용하면 낡은데, 이 낡게 되는 현상이 노화다. 우리 몸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나오는 유해산소 때문에 노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인간은 25세를 정점으로 천천히 오랜 시간 늙어간다.

어떻게 하면 노화를 늦추고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까.

김 원장은 노화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를 위해 한국장수노화연구소설립을 계획 중이다.

온 요양병원 원장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앞으로의 다짐이 있다면?

33년간의 의대 교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올 35일 온 요양병원 원장으로 부임했다. 노인 요양기관인 온 요양병원과 온종합병원 의료진들을 서로 연계함으로써 대한민국 건강 100세 시대를 정착시키는 데 마지막 힘을 쏟을 예정이다.

요양병원에 방문하는 환자분들을 잘 모시는 것은 기본이고, 이분들을 어떻게 케어하고 어떻게 치료하는 것이 더 좋은지에 대한 공부를 이어가고 싶다. 이런 연구를 위해 부산대 의대 교수님들과 함께 한국 장수·노화 연구소를 설립하는 계획도 하고 있다. 우리는 반드시 늙는다. '오래 건강하게 늙어가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를 연구하고 싶다.

 

김동헌 원장이 본지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동헌 원장이 본지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동헌 원장은 1953년생으로 울주군 상북면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부산의대 졸업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미세수술 및 소화기 외과학 연수 홍콩 의과대학 퀸메리병원 식도간담도 외과 연수 일본 구주대학교 외과학교실 방문 교수 부산대학교병원 외과 교수 대한위암학회 상임이사, 국제위암학회 정회원 부산대학교병원 홍보실장, 교육연구실장, 진료처장 부산대학교 병원장 부산의료원 원장 부산보훈병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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