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그룹형지, 에스콰이아 인수…시너지 효과 '의구심' 여전
패션그룹형지, 에스콰이아 인수…시너지 효과 '의구심' 여전
  • 뉴시스
  • 승인 2022.06.3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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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손실 커진 패션그룹형지, 에스콰이아 인수로 '위기 돌파' 의지
중년 여성 겨냥하고 가두점 중심 사업 구조 여전해 인수 효과 미지수
'단순 매출' 증가 노린 인수라는 지적도 제기
형지 송도글로벌센터

박미선 기자 = 실적 부진에 빠진 패션그룹형지가 계열사 간 ‘헤쳐모여’로 매출 증진을 노린다.

최근 패션 시장은 소비 주축으로 떠오른 MZ세대를 중심으로 스포츠 웨어 약진이 뚜렷하다. 코로나19 확산 속에 온라인 패션 플랫폼도 급성장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패션 소비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대이동 했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국내 일부 패션기업은 이 같은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한 채 계열사 간 ‘헤쳐모여’를 통해 매출을 늘리려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패션그룹형지도 패션 시장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계열사 지분 인수로 매출 증진에 나선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패션그룹형지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계열사 형지엘리트의 자회사 형지에스콰이아 주식 51%를 인수해 형지에스콰이아의 최대주주가 됐다. 이 주식 인수 대금은 89억7000만원이다.

패션그룹형지는 크로커다일레이디와 샤트렌, 올리비아하슬러 등 중년 여성 대상 캐주얼 패션 사업이 중심이다. 주로 가두점 위주의 중저가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최근 2년간 완전히 달라진 패션시장 흐름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 실적 부진이 뚜렷하다.

2019년만 해도 4000억원대 매출을 올렸던 패션그룹형지 매출은 지난해 2878억원으로 '300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영업손실은 2020년 250억원에서 지난해 523억원으로 배 이상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재무건전성 악화와 자본잠식 같은  부침이 이어지며 최근 신용등급까지 하향 조정됐다.

이런 상황에서 패션그룹형지가 돌파구로 삼은 것은 형지에스콰이아 지분 인수다. 기존 의류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형지에스콰이아의 제화·잡화 매출을 흡수하며 실적 개선을 노리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일부에선 형지에스콰이아 지분 인수로 ‘종합패션기업’으로 성장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패션그룹형지의 지금까지 경영 활동으로 볼 때 '능력 밖'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패션 업계에선 패션그룹형지가 형지에스콰이아를 인수하더라도 주인만 바뀌는 것일 뿐 본질적인 '실적 개선'이 가능할 지는 의문이라고 본다. 형지에스콰이아 역시 영업적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패션그룹형지가 인수한다고 해서 시너지 효과가 날 지는 미지수다.

형지에스콰이아는 사세가 갈수록 기우는 모습이다. 6월 말 결산 법인으로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년간 매출은 전년 대비 8% 감소한 712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2020년 7억원에서 지난해 22억원 영업손실로 적자로 돌아섰다.

무엇보다 패션그룹형지가 형지에스콰이아를 인수한다고 해서 사업 방향이 기존과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형지에스콰이아는 여전히 중년 고객층을 상대로 한 가두점 중심의 사업 구조다.

형지 관계자는 “형지의 여성복 매장과 에스콰이아 제화 매장은 전국에 1300여개에 달한다"며 "이들 매장을 활용해 유통망과 신상품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형지와 에스콰이아 모두 주 고객층은 50대 중년 여성"이라며 "에스콰이아 브랜드를 가방, 액세서리, 신발 등으로 확대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형지에스콰이아를 패션그룹형지에 매도한 형지엘리트는 인수 자금으로 신사업에 힘을 쏟는다. 

형지엘리트 주 사업 부문은 교복인데, 인구 감소 영향으로 교복 매출이 갈수록 부진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 형지엘리트는 최근 기업 단체복과 스포츠 사업을 키우고 있는데 이번 에스콰이아 지분 매도로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신규사업을 추진할 자금을 얻었다.

그러나 형지엘리트의 최근 회계연도 1~3분기(2021년7월1일~2022년3월31일) 기준  학생복 사업인 ‘엘리트 부문’ 매출은 3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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