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건도 없다"…부동산 '거래절벽'에 관련 업종 '울상'
"한 건도 없다"…부동산 '거래절벽'에 관련 업종 '울상'
  • 뉴시스
  • 승인 2022.07.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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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에 거래절벽 장기화…중개업소·이사·인테리어 '직격탄'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 1011건…금융위기 때 보다 건수 적어
추가 금리 인상에 매수세 위축…부동산 관련 업계 시름 깊어져
 김금보 기자 = 최근 저가 아파트와 소형 주상복합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매매가격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11일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적혀있는 전세·월세 물건 알림 문구.

박성환 기자 =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대장주로 불리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단지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매물을 찾는 사람은커녕 문의조차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에는 단 한 건의 매매계약도 없었다"며 "금리 인상 이후 주택 거래가 사실상 끊기면 운영비라도 아끼려고 사무실 문을 닫아 놓고 전화로만 영업하는 곳이 많다"고 전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유례 없는 거래절벽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공인중개업소들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가 1000여건에 불과할 정도로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단기간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 누적과 대출 규제 강화, 잇단 금리 인상으로 주택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집값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으나, 주택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공인중개업소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또 주택 경기와 밀접한 이삿짐이나 인테리어 등 관련 업계도 울상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절벽 현상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달 아파트 거래 건수는 1011건을 기록했다. 이는 국제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월 1344건보다 낮은 수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1011건(20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아직 등록 신고 기한(30일)이 남아 매매 건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지난해 같은 달(3942건)에 비해 턱없는 수준이다.

올해 들어 거래절벽 현상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1월 1087건 ▲2월 813건 ▲3월 1432건 ▲4월 1749건 ▲5월 1738건 ▲6월 1011건 ▲7월 153건이다.

부동산 거래가 급감하면서 중개업소를 비롯해 이삿짐, 인테리어, 청소 등 관련 업종은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금리 인상 이후 올해부터 시장 분위기가 침체되더니 갈수록 더 힘들어지고 있다"며 "영업이 안 된다고 문을 닫을 수 없기 때문에 기다리면서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서울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사실상 거래가 끊기면서 4년간 함께 일한 중개보조원을 어쩔수 없이 내보냈다"며 "지난 석달 간 매매 거래는 한 것도 못했고, 전·월세 계약도 한 달에 한 건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이삿짐·인테리어·청소업체도 대부분 움츠러들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서 20년 동안 포장이사 업체를 운영해 온 대표는 "아무리 여름철 비수기라도 이런 불경기는 처음"이라며 "부동산이 침체하다 보니 50만원 이하 일감도 없어 폐업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인테리어·청소업계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서울 은평구에서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대표는 "매매가 이뤄져야 인테리어 수요도 늘어나는데, 주택 거래가 끊기면서 일감이 작년에 비해 80~90% 가까이 줄었다"며 "도배나 장판, 수도 기술자들이 일이 아예 없어 손을 놓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 분당에서 주방 가구 전문업체를 운영 중인 대표는 "일감이 작년보다 절반 이하로 줄었는데, 인건비랑 자재비가 급등하면서 더 이상 버틸 방법이 없다"며 "일감이라도 꾸준하게 있으면 어떻게든 버틸 수 있는데, 일감이 아예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 위축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부동산 관련 업계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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