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인간 몸 숙주로 삼은 지 벌써 50년
코로나바이러스 인간 몸 숙주로 삼은 지 벌써 50년
  • 김윤희 기자
  • 승인 2022.07.27 0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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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의 존재가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1961년이다. 닭 등 가축의 일반감기 원인 중 하나가 코로나바이러스라는 게 밝혀지면서다. 이때만 해도 코로나바이러스는 인간이 아닌 동물들만의 것이었다.
 
여러 연구를 거쳐 1965년 영국에서 처음으로 인간에게 감기를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가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종(種) 장벽을 넘어 동물에서 인간으로 넘어온 것이다.
 
인간에게 가벼운 상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는 모두 4종이다. 감기 환자의 10~30%가 코로나바이러스와 연관이 있었지만, 치명률이 낮다 보니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인간을 전염시킨 코로나바이러스는 5번째부터 심상치 않았다.
 
2002년 11월 중국 광둥성에서 전혀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등장했는데 바로 사스(SARS-CoV·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다. 광둥성 병원 의료진이 홍콩으로 건너가 2차 슈퍼전파자가 됐다. 이후 8개월 동안 37개국에서 8천명 넘게 감염자가 발생했고 이중 774명이 숨졌다. 일반 감기를 일으켰던 코로나바이러스와 달리 치명률이 약 10% 정도로 높았다. 한국에서는 3명 정도가 공식 확진됐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사스는 박쥐로부터 출발해 사향고양이를 거쳐 인간에게 전파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유행 기간은 7개월 정도로 지금의 코로나19에 비해 짧다. 사스는 어떻게 종식된 것일까.
 
현재로서는 무증상 상태로 집단감염이 이뤄져 대다수가 항체를 갖게 되면서 사라진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6번째 인간 코로나바이러스는 2012년 4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보고된 메르스(MERS-CoV·중동호흡기증후군)다. 메르스는 이집트무덤박쥐로부터 유래해 단봉낙타가 인간에게 옮긴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에 건너온 건 한참 뒤인 2015년 5월이었지만, 메르스로 적지 않은 사망자가 나왔다. 첫 환자의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병원 3곳을 옮겨 다니면서 전파시킨 게 치명적이었다. 한국은 186명으로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39명이 숨졌다. 전 세계적으로는 총 2468명이 감염돼 851명이 사망했다. 한국의 치명률은 20.4%였고, 전세계 치명률은 34.5%에 달했다.
 
메르스 역시 정부가 같은해 12월 종식을 선언하면서 7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가장 최근인 지난 2019년 12월 인간에게 옮겨온 코로나바이러스는 새로운 유행 패턴을 만들어냈다. 코로나19는 중국에서 초기 치명률은 4%대로 앞선 사스나 메르스보다 훨씬 낮았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1.11%이며 한국은 0.13%다. 국내에서 독감(인플루엔자) 수준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최신 버전의 코로나바이러스는 그의 조상들을 압도적으로 뛰어넘으며 큰 피해를 일으켰다. 지금까지 전세계 229개국에서 5억 7520만명이 감염됐고, 사망자는 640만 7178명에 이른다. 국내 피해도 만만치 않다. 2020년 1월 첫 환자 발생 이후 지금까지 1934만 6764명이 확진됐으며, 2만 4907명이 생명을 잃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치명률은 낮지만, 막강한 전파력을 바탕으로 끈질긴 생명력을 보이고 있다.
 
전파력을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Rt)를 보면 메르스는 0.9 정도였지만, 코로나19는 최고 9.35까지 오르기도 했다.
 
변이는 새로운 게 나올수록 전파력이 강해지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BA.1)→스텔스 오미크론 변이(BA.2)→BA.5→BA.2.75(켄타우로스) 등 유행을 주도하는 변이들은 갈수록 전파력이 세다.
 
강한 전파력은 감염자 수를 크게 늘리면서 수십 종의 변이를 낳았다. 전문가들은 유행이 쉽사리 멈추지 않는 이유로 잦은 변이 발생을 지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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