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건담덕후·도시어부' 모시기 대작전
백화점, '건담덕후·도시어부' 모시기 대작전
  • 뉴시스
  • 승인 2019.03.2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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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밀레니얼세대 타깃 전문관 오픈
건담·낚시·e스포츠 등 새로운 실험

 '백화점식 나열'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천편일률적이었던 백화점이 달라지고 있다. 유통채널이 다변화되면서 명품매장 외에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뜸해지는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취미용품이나 스포츠 전문관을 마련해 덕후('오타쿠'의 한국식 표현)들을 끌어모으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전문관은 주요 타깃인 성인 여성층을 넘어서 남성과 젊은층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효과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22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키덜트 매장인 '건담베이스'가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본점에 문을 연다. 지하 1층에 314㎡(95평) 규모로 오픈하는 이번 매장은 2017년 9월 부산본점, 지난해 9월 노원점에 이은 세 번째 건담베이스 매장이다.

이 매장에서는 프라모델, 피규어, 액세서리, 서적, 기획상품 등 건담과 애니메이션 캐릭터 관련 상품들을 만날 수 있다. 건담 베이스는 취미에 돈을 아끼지 않는 '어른 고객'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키덜트 상품군은 해마다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2018년에는 전년 대비 94%, 지난달에는 15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한정상품이 출시될 때에는 전날부터 백화점 앞에 고객들이 줄을 서고 1시간에 3000만원, 3일간 1억5000만원의 매출 실적을 낼 정도로 마니아 층이 두터운 상품군이다.

자연스럽게 평소에 백화점에서 구매를 하지 않는 사람들까지 불러들여 집객 및 잠재적 고객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지난해 10월 진행된 건담 베이스 팝업스토어 오픈 사진.
지난해 10월 진행된 건담 베이스 팝업스토어 오픈 사진.

김광희 롯데백화점 남성패션팀장은 "주52시간 근무제, 남성 고객 증가로 백화점 내 키덜트 매장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키덜트 분야는 구매력 있는 남성 고객 뿐 아니라 어린이와 어른을 동시에 모이게 할 수 있는 분야라 앞으로도 키덜트 존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낚시 인구를 잡기 위한 노력도 한창이다. 롯데백화점은 청량리·광복·대구점에 대형 낚시 전문관인 '도시어부관'을 오픈했다. 낚시와 관련된 모든 아이템을 한번에 구매할 수 있는 공간으로, 유명 낚시예능 프로그램인 '도시어부'의 이미지와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왔다.

여가시간 확대로 낚시 인구가 늘고 있고, 영상매체를 통해 접해본 낚시를 실제로 해보고 싶어 하는 이들의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낚시 역시 기존 고객층인 여성보다는 남성들의 관심이 더 큰 분야다.

현대백화점은 밀레니얼 세대를 잡기 위해 'e스포츠'를 주제로 한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오는 28일까지 신촌점 지하 2층에 e스포츠 전문 팝업스토어인 '슈퍼플레이'를 오픈한 것이다.

월간 접속자가 1억명이 넘는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의 국내 프로 게임 구단과 협업해 만든 유니폼, 인기 PC게임 '배틀그라운드'의 공식 굿즈, 스타플레이어인 이상혁 선수를 주인공으로 만든 '페이커 에디션' 등을 구매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연내 밀레니얼 세대가 많이 찾는 신촌·목동·판교점 등에 정식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 오픈 예정인 여의도점(가칭)에 496㎡(150평) 규모의 대형 e스포츠 매장도 열 계획이다.

e스포츠는 밀레니얼 세대가 좋아하는 대표적 콘텐츠다. 목동·판교·천호점 등 5개 점포에서 운영 중인 게임 체험 매장 '플레이스테이션 라운지'에는 월 평균 2만여명의 고객이 방문하는데, 이중 80% 이상이 밀레니얼 세대다. 의류 매장의 구성비(26.3%)보다 3배 가량 높은 수치로, 젊은 층을 백화점으로 끌어들이기 좋은 콘텐츠라는 점이 증명됐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밀레니얼세대는 새로운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기존에 없었던 콘텐츠를 선보여 백화점을 '밀레니얼 세대의 놀이터'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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