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물가 6.3%↑, 24년만에 최대…"7% 넘지 않을 것"
7월 물가 6.3%↑, 24년만에 최대…"7% 넘지 않을 것"
  • 뉴시스
  • 승인 2022.08.0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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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22년 7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채소류 25.9% 상승…오이 73%·상추 63%↑
전기·가스·수도 15.7%↑…2010년 이후 최대
외식물가 29년9개월만에 최대 상승률 기록
'장바구니' 생활물가…23년7개월만에 최대
"연간 물가 5% 넘을 것…향후 오름세 둔화"
 권창회 기자 =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박영주 옥성구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6.3% 오르며 2개월 연속 6%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승 폭은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최대다.

석유류와 외식 등 개인서비스 가격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농축산물 오름폭도 커졌다. 여기에 지난달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따라 공공요금 가격마저 크게 뛰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2020=100)로 1년 전보다 6.3% 상승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3.2%), 11월(3.8%), 12월(3.7%), 올해 1월(3.6%), 2월(3.7%)까지 5개월 연속 3%를 보였다. 3월(4.1%)과 4월(4.8%) 4%대에 이어 5월 5.4%까지 오르더니 6월부터는 6%대로 치솟았다.

 7월 물가 상승률이 6.3% 오르며 2개월 연속 6%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석유류와 외식 등 개인서비스 가격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농축산물 오름 폭도 커졌다

품목별로 보면 상품과 서비스 물가가 각각 1년 전보다 9.0%, 4.0% 상승했다. 상품 중 농축수산물 물가는 7.1% 올랐다. 이 중 농산물 물가는 8.5% 상승했는데 채소류 가격이 25.9%나 급등한 영향이 컸다.

채소류 가격은 2020년 9월(31.8%)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배추가 72.7% 올랐으며 오이 73.0%, 상추 63.1%, 파 48.5%, 시금치 70.6% 등에서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비가 자주 내린 데다가 작년 낮은 가격의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축산물 가격은 전년보다 6.5% 상승했다. 정부의 수입 축산물 할당관세 적용 품목 확대 등으로 전월보다는 2.4% 내려갔다. 돼지고기(9.9%), 수입 소고기(24.7%) 등은 올랐으나 달걀(-10.8%) 가격은 하락했다. 수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3.5% 올랐다.

공업제품은 전년보다 8.9% 상승했다. 경유(47.0%), 휘발유(25.5%), 등유(80.0%), 자동차용 LPG(21.4%) 등 석유류 가격이 35.1% 상승했으나 최근 국제유가 급등세가 완화되면서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빵(12.6%) 등 가공식품 가격은 8.2% 올랐다.

지난달 공공요금 인상 영향으로 전기·가스·수도는 전년보다 물가가 15.7% 상승했다. 전기료(18.2%), 도시가스(18.3%), 지역 난방비(12.5%)가 모두 오르면서다. 이는 2010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상승 폭이다.

서비스 물가 중 공공서비스 물가는 0.8% 상승에 그쳤다. 반면 개인서비스 물가는 6.0% 상승하며 1998년 4월(6.6%) 이후 24년 3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생선회(10.7%), 치킨(11.4%) 등 외식 물가는 8.4% 오르며 1992년 10월(8.8%) 이후 29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보험서비스료(14.8%), 공동주택관리비(4.2%) 등 외식 외 서비스 물가도 4.3% 올랐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방역 조치 해제되고 7월 야외활동 증가 등으로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호조를 보이며 개인 서비스 물가가 올랐다"며 "지난달 농축산물 가격 상승도 높아지면서 공급 측면 상승 요인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집세는 전세(2.7%)와 월세(0.9%) 등이 모두 오르면서 1.9% 상승했다.

추상철 기자 =서울 시내 한 오피스텔에서 시민이 전기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7.9% 상승했다. 1998년 11월(10.4%) 이후 23년 8개월 만에 상승 폭이 가장 크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동월 대비 13.0% 상승했다. 지난해 4월(14.1%)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4.5% 상승했다. 2009년 3월(4.5%) 이후 13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보다 3.9% 상승했다. 2009년 2월(4.0%)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어 심의관은 향후 물가 전망과 관련해 "추석 명절을 앞두고 농축산물 불안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국제 유가 급등 등 대외적 불안 요인들이 조금씩 완화되고 있고 지난해 8~9월 높은 물가의 기저효과도 작용하면서 다음 달 오름세는 크게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물가 상승률이 6% 이하로 떨어질 것 같지는 않지만 7%대로 오를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연간 물가상승률과 관련해서는 "5%는 넘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기획재정부는 "그간 물가상승을 주도해온 국제유가가 다소 하락하고 유류세 인하 등이 더해지면서 국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이 지난달 31일 기준 1800대로 진입하는 등 석유류 물가 상승 압력이 둔화된 모습"이라며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는 민생·물가안정 대책의 차질 없는 시행과 점검·보완을 통해 효과가 신속히 체감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농축수산물 등 생활물가 안정화와 민생여건 개선을 위해 8월 추석 민생안정 대책 등 추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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