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윗선 이재명 배임 초점 다시 보는 검찰
대장동 윗선 이재명 배임 초점 다시 보는 검찰
  • 김윤희 기자
  • 승인 2022.08.03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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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정기 인사 등을 통해 새롭게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대장동 개발 사업 초기를 살펴보고 있다.

성남시 도시주택국 도시계획과 소속 주무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는데, 이 과정에서 △사업방식이 민간 개발에서 민·관 개발로 바뀐 이유 △대장동 부지와 신흥동 1공단 분리 개발된 경위 등을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새로운 검찰 수사팀이 수사 초점을 이재명 전 성남시장의 배임 혐의에 맞춘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올해 1월부터 진행 중인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재판에선 이재명 전 시장의 배임 관련 내용은 뚜렷하게 나오지 않은 상태다. 현재까지 재판 흐름은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과 김만배 씨 등의 성남시 의회 로비 범행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 새로운 검찰 수사팀이 들여다보고 있는 '대장동 부지와 신흥동 1공단 분리 개발' 관련 내용은 이미 법정에서 나오기도 했다.

애초 대장동 개발은 이재명 전 시장의 공약에 따라 1공단과의 결합 개발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2016년 분리 개발로 확정됐다. 분리 개발은 김만배 씨 등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관련자들이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어 선호했던 방식이다. 결국 이 전 시장의 배임 혐의를 가를 수 있는 주요 내용인 셈이다.

다만 올해 5월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대장동 공판에서 재생된 '정영학 녹취'에선 유동규 전 본부장이 대장동과 신흥동 1공단 분리 개발을 주도한 정황이 나타났다.

이재명 전 시장이 자신의 공약대로 대장동 개발을 신흥동 1공단 부지와의 결합 개발로 진행하고, 대장동을 타운하우스 위주의 고급 주택 단지로 만들겠다고 언론에 밝히자, 유 전 본부장이 이를 강하게 반대하고 김만배 씨와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관련자들에게 설명하고 수습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당시 검찰이 공개한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의 2013년 7월 2일 통화 녹취에서 남욱 변호사는 "(유동규가) 오늘 아침에 시장을 만났는데 (이재명 시장한테) '왜 베버리힐스 이야기를 꺼냈는가'라고 말했다고 한다"라며 "(유동규가) '성남시장이 복잡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니, 다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이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다른 녹취에서도 남 변호사는 "유동규가 '전문가 앉혀 놓고 일은 내가 결정해서 해야지. 형 믿고 일 하자'라고 말해서, 나는 '당연히 그래야죠'라고 말했다"라고 하기도 했다. 정영학 회계사도 김만배 씨에게 "제가 전략을 짰는데 유동규만 보시면 된다. 지금부터는 유동규가 킹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외에도 법정에서 공개된 녹취를 보면 남욱 변호사는 "내부적으로 (대장동은) 결합 개발이 안 되는 것으로 결론이 나서 이재명 시장이 '멍청한 공무원들 때문에 뻘짓을 했다'라고 말했다더라. 퇴로를 열어야 하는데 그게 시의회"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장동 개발을 결합 방식이 아닌 분리 방식으로 정하는데 유 전 본부장이 역할을 한 정황이 드러났지만, 결국 이재명 당시 시장이 대장동 사업 내용을 직접 보고 받고 결재까지 한 것으로 나타난 상황이어서 배임 혐의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 법조계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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