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생필품만 산다...달라진 소비 행태는?
고물가에 생필품만 산다...달라진 소비 행태는?
  • 뉴시스
  • 승인 2022.08.0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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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온라인 소비 트렌드 바뀌어...생필품 사고 패션 지출 줄이고
패션, 가전, 가구 거래액 높은 온라인 유통 업체 실적 악화 전망
 이영환 기자 =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38개 회원국의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2%로 지난 해 12월(6.6%)보다 0.6포인트 상승했으며 이는 1991년 2월(7.2%) 이후 약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로 OECD 회원국 중 29위를 차지해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고물가 현상의 영향을 덜 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미선 기자 =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소비 트렌드도 확 달라지고 있다. 당장 구매하지 않아도 되는 패션·가전·가구 등의 소비는 줄이고, 생필품은 할인 행사 때 쟁여놓는 식으로 지출을 늘리는 모양새다.

특히 이러한 소비 양상은 온라인 쇼핑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그간 온라인 유통업체는 비대면 소비 트렌드로 급성장했는데 달라진 소비 행태로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온라인 쇼핑 동향을 보면 음·식료품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16.1% 증가했다. 거래의 편리성 등으로 여전히 온라인 장보기를 선호하는 모습이다.

패션 부문 온라인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외출 증가, 재택 근무 해제 등의 영향으로 억눌렸던 패션 수요가 되살아나며 패션 소비가 급격히 증가했다.

하지만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6월 들어선 패션 거래액이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에 그친 것이다. 직전 달인 5월과 비교하면 거래액은 오히려 6.9% 하락했다.

온라인에서 가전과 가구를 구매하는 수요도 줄었다. 가전 부문 중 컴퓨터 및 주변 기기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6.2% 하락했고, 가구 역시 3.9% 하락세를 이어갔다.

최근 생필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이를 우선 구매하고 패션이나 가전·가구 등 당장 구매하지 않아도 되는 상품 지출을 줄이는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 물가 지수는 6.3%로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6월에도 소비자 물가지수가 6%대였는데 두 달 연속 6%대를 이어간 것이다.

소비자 물가는 석유류(35.1%)가 전년 동월 대비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고 채소류(25.9%), 전기·수도·가스(15.7%), 가공식품(8.2%)이 그 뒤를 이었다. 대개 생필품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품목에 이름을 올렸다.

온라인 유통 업체는 일반적으로 패션·가전·가구 등을 판매할 때 수수료를 더 많이 남기는 구조다. 또 해당 품목은 단가가 높아 거래액도 생필품과 비교해 훨씬 높은 편이다. 그런 만큼 생필품 위주의 판매가 늘어날수록 온라인 유통업체의 수익성은 악화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3분기 온라인 쇼핑의 경기전망지수를 2분기 96보다 낮은 88로 전망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측은 "온라인쇼핑은 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이어왔다"라며 "엔데믹으로 일상회복이 현실화하고, 물가상승과 금리상승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아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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