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쓰줍하며 트레킹하실 분"…'착한여행'이 뜬다
"저랑 쓰줍하며 트레킹하실 분"…'착한여행'이 뜬다
  • 뉴시스
  • 승인 2022.08.06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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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민 기자 = '세계 환경의 날'인 5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달빛광장 인근에서 열린 '줍깅으로 감탄해'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걸으며 쓰레기를 줍고 있다. 

박주연 기자 = #. "부산에서 저랑 쓰줍(쓰레기줍기)하며 트레킹하실 분. 플로깅키트 들고 걸으며 에코 트레킹해요. 함께 하실 분 얼른 붙어요"

착한 여행이 대세다. MZ세대(1980년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를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한 친환경 소비 트렌드가 여행으로 확산하고 있다.

MZ세대들은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에 '친환경여행'을 인증하거나 함께 할 것을 제안하는 게시물들을 올리며 착한 여행을 퍼트리고 있다. 지인들과 함께 여행에 나서기도 하지만 전혀 모르는 이들과 SNS상에서 만나 착한 여행을 함께 하기도 한다. 정해진 장소에서 만나 함께 '쓰줍'을 하고, 쿨하게 헤어지는 식이다.

SNS에는 산 정상이나 바다에서 쓰레기 봉투와 집게를 들고 찍은 착한 여행 인증사진들도 흔히 볼 수 있다.

한 누리꾼은 인스타그램에 관악산 연주대에서 '쓰줍'을 한 사진을 올리고 "시간을 맞춰 같이 등산도 가고 흔쾌히 쓰레기를 열심히 주워주는 고마운 사람들 덕분에 뿌듯했다"고 했다.

또다른 누리꾼은 제주도에서 쓰레기를 줍는 사진을 올리고 "단체로 쓰줍하니 더 보람되고 지치는 줄도 몰랐다"며 "열심히 정화활동을 해주는 분들을 보며 힘이 났다"고 했다.

제주에서는 '봉그깅'이 뜨고 있다. '줍기'라는 뜻의 제주방언 '봉그다'와 '조깅'을 합친 단어다. 2030세대들은 여름휴가로 제주 바다를 찾아 해양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바다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등 13개 단체가 참여하는 바다살리기 네트워크는 지난달 해양보호단체 연합 플로깅 행사 '동해번쩍 서해번쩍'을 개최했다. 150명이 참여, 동해·서해 등지에서 900kg의 해변 쓰레기를 수거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발표한 '2021 MZ세대 친환경 실천 및 소비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의 85.5%는 환경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10명 중 7명은 기업의 친환경 활동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1가격과 조건이 같다면 친환경 기업의 제품을 고를 것이라고 답했다.

여기어때가 지난 3월 앱 사용자 127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2030세대의 78.8%가 플로깅, 제로웨이스트, 전기차 이용 등 친환경 여행상품에 호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55.8%는 친환경 여행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불편함을 감수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45.3%는 비용을 추가로 지불하더라도 친환경 상품을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친환경 요소로 인한 추가 금액은 기존 금액의 12%까지 지불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MZ세대들은 환경 이슈에 예민하고, SNS를 통해 자신의 신념을 당당하게 '미닝아웃'한다"며 "착한 여행을 즐기며 환경을 보호하고, 이를 자신의 SNS에 올리며 놀이처럼 즐기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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