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르렁 컥' 수면무호흡증 장기간 지속되면 뇌손상
'드르렁 컥' 수면무호흡증 장기간 지속되면 뇌손상
  • 뉴시스
  • 승인 2022.08.3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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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팀
세계 첫 대규모 인구 대상 장기간 관찰
조기 발견 치료하면 뇌기능 저하 막아
윤창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백영미 기자 = 가벼운 수면무호흡증일지라도 장기간 지속되면 집중력 및 시각정보처리 관련 영역에서 뇌손상이 일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팀은 수면무호흡증이 성인의 뇌와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세계 최초로 장기간 대규모 인구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31일 밝혔다.

연구팀은 성인 1110명을 ▲정상군(1·2차 음성) ▲호전군(1차 양성, 2차 음성) ▲발생군(1차 음성, 2차 양성) ▲지속군(1·2차 양성)으로 분류해 4년 간격으로 뇌-자기공명영상(뇌-MRI)과 신경인지검사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수면무호흡증 발생군에서는 집중력과 시각정보처리 기능과 관련된 뇌영역에서 손상을 확인한 반면 수면무호흡증 호전군에는 손상된 시각기억 경로의 회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수면무호흡증 지속군에서는 시각기억과 관련된 뇌손상이 발견됐고, 이런 변화는 60세 이상과 남성에게서 더욱 잘 드러났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수면무호흡증을 조기발견하지 못하는 경우 뇌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고,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치매 등 인지장애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수면무호흡증 발생군의 무호흡증 정도는 대부분 경증임에도 불구하고 인지저하와 뇌손상이 확인된 만큼 경증 수면무호흡증도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최초 대규모 인구를 대상으로 장기간 관찰함으로써 수면무호흡이 뇌기능과 뇌백질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연구팀은 보고 있다. 수면무호흡증 조기 발견과 치료 정책 수립에 뒷받침이 될 전망이다.

연구 교신저자인 윤창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수면무호흡증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한다면 예후가 좋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면서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 사회에서 치매와 인지 장애의 발생을 낮추기 위해 적극적인 진료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면무호흡증이란 잠을 자는 동안 10초 이상 호흡이 멈추거나 상기도가 자주 좁아지면서 호흡을 방해하는 수면장애 증상으로, 수면의 질을 낮춰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를 유발하는 증상이다. 하지만 수면 중에 발생하기 때문에 환자는 인지하기가 어렵다. 수면무호흡증을 장기간 방치하면 치매와 인지장애를 유발할 뿐 아니라 심할 경우 고혈압,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질병관리청이 지원하는 이번 연구에는 고려대 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 하버드의대 로버트 토마스 교수가 함께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서 발행하는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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