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연속 무역적자…100억달러 육박
5개월 연속 무역적자…100억달러 육박
  • 김윤희 기자
  • 승인 2022.09.02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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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수지가 94억7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 통계가 작성된 후 66년 만의 최대 규모인 것은 물론이고, 5개월 연속 적자가 이어지는 것 역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약 14년 만에 처음이다.
   
문제는 이같은 기조가 하반기에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성장세 둔화로 구조적인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566억7천만달러로 지난해 동월보다 6.6% 늘었고, 수입은 661억5천만달러로 28.2% 증가했다고 밝혔다. 무역수지는 94억7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무역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66년 만에 최대치다. 또 무역수지는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데, 5개월 연속 적자는 2007년 12월~2008년 4월 이후 14년여 만이다.
   
수출은 한 자릿수 증가에 그친 반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는 에너지 가격으로 수입이 더 많이 늘면서 적자 규모도 커지고 있다.
   
수출은 기존의 8월 최고 실적인 지난해 8월(533억 달러) 대비 30억달러를 웃도는 567억달러를 기록하면서 22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수요 약세와 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26개월 만에 수출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중국의 성장세 회복이 지연되면서 중국으로의 수출은 5.4% 줄었고 중남미 수출도 글로벌 경제둔화의 여파로 4.1% 감소했다.
   
반면 수입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원유, 가스 등 에너지 수입액이 지난해 동월(97억달러)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185억달러로 수입 증가세를 주도했다.
   

우리 경제의 마지막 버팀목이던 무역 상황이 하반기 더 악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예측치도 잇따라 하향 조정되는 상황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달 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0.1%포인트 낮춰 2.4%로 수정했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현재 대외적인 문제들이 무역적자를 일으키고 있어서 이것이 단기간 내 해결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리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서 규모가 줄고 있고 환율 상승으로 인해 수입은 늘고 있다. 중국의 경기둔화세가 회복돼야 하지만 단기간 내 나아지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아직 '수출은 잘 되고 있다'고 얘기하지만 그마저도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 수출이 감소하는 등 글로벌 경기 둔화가 퍼지고 있다. 이 추세를 반전 시킬만한 카드가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지난 달 31일 수출기업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351조원 규모의 무역금융을 공급키로 하는 등 긴박하게 지원에 나섰다. 대중 수출 감소와 반도체 가격 하락, 에너지 가격 급등을 3대 리스크로 규정하고 이에 대해 대응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 연구위원은 "이럴 때일수록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쟁력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기업의 설비투자가 늘어야 한다. 그런데 금리가 이를 가로막고 있으니 정부가 나서서 투자수익 공제를 확대하거나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투자를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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