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들 해외주식 매도세로 전환한 가운데 '팔자' 흐름 계속
서학개미들 해외주식 매도세로 전환한 가운데 '팔자' 흐름 계속
  • 김윤희 기자
  • 승인 2022.09.12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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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는 지난달 해외주식 6억2607만달러어치를 순매도했다. 2021년5월(순매도 4900만달러) 이후 순매수세를 이어오던 서학개미는 1년3개월 만에 '팔자'로 전환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최소 18억9502만달러에서 28억6408만달러어치를 순매수한 서학개미는 6월부터 그 규모를 줄였다. 6월과 7월 각각 3억6981만달러, 1억2570만달러를 순매수한 뒤 8월 순매도로 돌아섰다.

서학개미의 이같은 움직임은 올해 하락장이던 해외 증시가 7월 이후 반등했고, 달러·원 환율이 급등함에 따라 환차익을 챙긴 것으로 풀이된다.

7월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시는 반등세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의 경우 6월 중순 10500선까지 하락했다가 이런 기대감에 8월 중순 1만3000선까지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환율도 급등했다. 6월23일 1300원대에 올라선 환율은 이후 꾸준히 오르면서 지난 7일에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4월1일 고점(1392원) 이후 13년5개월 만에 처음으로 장중 1388원을 돌파했다. 종가 기준으로도 지난 7일 1384.2원을 찍으며 2009년 3월30일(1391.5원)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8월 중순 이후 연준의 긴축 기조가 재확인되면서 나스닥 지수는 12000선 밑으로 다시 내려왔지만, 상승한 환율로 수익을 보기 위해 매도에 나선 투자자들도 많았다.

서학개미가 이달 들어 7일까지 해외주식 9953만달러어치를 사들이고 있고, 국내 증시가 휴장인 추석 연휴에도 해외 장이 열린다는 점에서 9월 순매수 전환이 이뤄질 수도 있지만 아직까진 변수가 많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추석 이후 13일(현지시간)에는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20~21일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기준금리가 인상될 예정이다.

9월 FOMC에서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글로벌 증시에 악영향이 갈 수 있다. 다만 8월 소비자물가 결과가 좋을 경우 금리 인상 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존재한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이유로 당분간 등락이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의 장기 투자 매력도는 여전히 높지만 9월에는 등락 반복 구간이 이어질 것"이라며 "9월은 미국, 유럽, 일본, 캐나다, 호주 등에서 통화정책회의가 연달아 진행된다"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컸던 상반기와 달리 9월에는 긴축 속도와 실질 지표가 상이한 지역들간의 금리차가 확대되며 나타나는 환율 변동성에 유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학개미 다수가 투자 중인 미국 주식의 경우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는 분석도 있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물가지표 하락 추세를 확인하고 9월 FOMC 이후 주가 하락이 나타나면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강달러는 기본적으로 미국 주식에 부정적 요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다만 강달러가 이어진다고 볼 때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업종은 상대적으로 불리하고, 내수 매출 비중이 높은 업종은 유리하다"며 "달러 강세에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업종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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