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뜨기와 이
시골뜨기와 이
  • 오진원 논설위원
  • 승인 2019.03.2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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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골 사람이 우연히 큰 나무 밑을 지나다가 주저앉아 쉬고 있었다. 어깨가 은근히 가려워 손을 뻗어 더듬어 보니 이 한 마리가 손에 잡혔다. 그는 이 조그마한 벌레가 필사적으로 버둥대는 것을 보고 불쌍한 생각이 들어 종이 봉지에 담아 나무 구멍에 쑤셔 넣었다.

이삼 년 뒤 그가 이 나무 밑을 지나다 문득 그때 일이 생각나 나무 구멍을 들여다보니 종이 봉지가 아직도 그대로 있었다. 자기도 모르게 호기심이 생겨 종이 봉지를 열고 살펴보니 이는 보리 껍데기처럼 바싹 말라 있었다. 그래서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이가 깨어나는지 자세히 관찰하고 있었다. 잠시 뒤 손바닥이 참을 수 없이 가려워지고 이는 점점 배가 불러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가려운 손바닥에 딱딱한 핵이 생겨 부풀더니 점점 부어오르고 아팠다. 결국 그는 며칠 못 가 죽고 말았다.

▶ 이 우화는 「이솝우화」에 나오는 '농부와 뱀'과 비슷한 내용으로 천성이 고약한 사람들에게 쓸데없는 인정을 베풀거나 동정을 하면 도리어 큰 화를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머리 검은 짐승은 은혜를 모른다는 말이 있는 것도 사람만이 자기를 구해준 사람을 배신한다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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