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간염 완치 후 간암위험 예측모델 세계 첫 개발
B형간염 완치 후 간암위험 예측모델 세계 첫 개발
  • 뉴시스
  • 승인 2022.09.1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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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장정원·은평성모병원 양현 교수팀
만성 B형간염 완치 1443명 최장 30년간 추적관찰
고령·간경변증·음주·가족력, 간암 발생 '위험인자'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장정원·은평성모병원 양현 교수. 

 백영미 기자 = 국내 B형간염 유병률은 예방접종사업으로 과거에 비해 줄고 있지만, B형간염은 여전히 우리나라 간세포암(간암) 발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B형간염 표면항원이 소실돼 기능적으로 B형간염이 완치되면 예후가 양호하지만, 일부 환자는 여전히 간암에 걸릴 수 있다.

   가톨릭대학교 소화기내과 서울성모병원 장정원(교신저자)⋅은평성모병원 양현(제1저자) 교수팀은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병원의 B형간염 완치자(B형간염 표면항원 소실)총 1443명을 최장 30년간 추적 관찰해 B형간염 완치자의 간암 발생 위험도 예측 모델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은 ▲B형간염 표면항원 소실 당시 나이 ▲간경변증 유무 ▲중등도를 초과하는 음주(남성은 하루 2잔·여성은 하루 1잔 초과) ▲간세포암 가족력이 B형간염 표면항원 소실 후에도 간암 발생의 위험인자임을 밝혔다.

   이 4가지 위험인자를 이용해 간세포암 발생 위험도 예측 모델을 개발했고, 예측모델 성능평가지표인 '시간-의존 ROC(Receiver Operating Characteristic)곡선'으로 평가한 5년, 10년, 15년 예측도가 각각 0.799, 0.835, 0.817로, 예측도가 우수했다. ROC곡선 영역이 0.8 이상인 경우 우수한 성능의 예측모델로 평가된다. 또 예측의 정확성을 확인하는 내부검증에서도 유효성이 입증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연구대상자 1443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40명(4.8%)이 B형간염 완치 후 간암에 걸렸다. B형 간염이 완치 되어도 매년 평균 0.86%의 환자는 간암에 걸릴 위험이 있음을 뜻한다. B형간염이 기능적으로 완치된 후에도 간세포암 발생 위험인자는 ▲B형간염 표면항원 소실 당시 나이 ▲간경변증 유무 ▲중등도를 초과하는 음주(남성은 하루 2잔, 여성은 하루 1잔 초과) ▲간세포암 가족력이었다.

양 교수는 “이번 연구는 B형간염 완치 후에도 간암에 걸릴 수 있고, 어떤 환자들을 더 중점적으로 면밀히 추적 관찰해야 하는지 밝혀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B형간염 완치 후에도 간경변증이 이미 있거나, 간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음주량이 많거나, 고령인 경우에는 반드시 간암 감시검사를 놓치지 않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모델은 B형 간염 완치 후 간암 위험도에 대한 세계 최초의 예측모델"이라면서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쉽게 얻을 수 있는 환자의 건강정보를 이용한 이번 모델이 B형 간염에서 완치된 환자들의 적정 임상 관리방법에 대한 가이드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형 간염은 국내 간암 발생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로, 전체 간암 발병 원인의 약 60~70%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전 인구의 약 2.5~3%가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로 유병률이 높다. 6개월 이상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지속적으로 감염된 만성 감염자의 20% 정도는 간경변으로 진행된다. 간경변에 걸린 환자 중 매년 약 2~7%에서 간암이 발생한다. 또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정상인에 비해 간암 발생 위험도가 약 100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간장(肝腸)학 분야 최고의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헤파톨로지(Journal of Hepatology)’ 9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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