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동맥 질환 있다면 나쁜 콜레스테롤 55미만 유지해야"
"관상동맥 질환 있다면 나쁜 콜레스테롤 55미만 유지해야"
  • 뉴시스
  • 승인 2022.09.1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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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개정
2018년 이후 4년만에 개정…LDL콜레스테롤 관리 강화
심근경색·협심증 등 심뇌혈관질환 유발 핵심 위험인자
인지도 낮아 치료적기 놓쳐…정부 체계적 관리 나서야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8년 이후 4년 만에 새롭게 개정된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을 밝혔다.

 백영미 기자 = 심근경색·협심증 등 관상동맥 질환을 겪은 사람의 혈중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LDL) 콜레스테롤 치료 목표치가 기존 70㎎/dL 미만에서 55㎎/dL 미만으로 강화된다.

김상현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진료지침이사(서울의대 순환기내과)는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ICoLA 2022' 개최를 기념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18년 이후 4년 만에 새롭게 개정된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을 이같이 밝혔다. 이상지질혈증은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늘어났거나 '좋은' 고밀도(HDL) 콜레스테롤이 감소한 상태를 말한다. 심근경색, 협심증이 대표적이다.

이번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은 지난 4년간 축적된 최신 국내외 이상지질혈증 분야 연구 결과와 국내 임상환경이 반영됐다.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인 관상동맥 질환자의 LDL 콜레스테롤 치료 목표를 기존 70㎎/dL보다 낮은 55㎎/dL로 권고한 것이 특징이다.

또 관상동맥 질환에 대해 보다 자세하게 서술했고, 유병기간 및 동반한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 위험인자 개수에 따라 당뇨병과 뇌졸중의 위험도를 세분화했다. 하루 콜레스테롤 섭취량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한하지 않는 대신 이상지질혈증 관리에 도움이 되는 식단을 강조했다. 알코올은 하루 1~2잔 이내로 제한했고 가급적 금주를 권고했다. 또 웨어러블 장비 활용 방법을 제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일반인의 이상지질혈증 인식도 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정인경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홍보이사(경희대 의대 내분비내과 교수)는 올해 7월25일부터 8월26일까지 네이버 배너, 지하철 광고, 학회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인 3987명(응답자 2882명)을 대상으로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높으면 어떤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71%가 "알고 있다"고 답했지만, 이상지질혈증이 "어떤 질환인지 알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46%에 그쳤다고 밝혔다.

또 응답자 중 65%가 음식을 조절하고 운동을 하면 약을 중단해도 된다고 답해 콜레스테롤 관리를 위한 약물치료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이 꼭 필요한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 질환 환자들은 약을 임의로 중단하면 다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져 주치의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

이상지질혈증을 검진부터, 통보, 사후관리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해 심혈관 질환 발생률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성희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대외협력이사(서울의대 내분비내과)는 "이상지질혈증은 국내 사망원인 2위인 심뇌혈관 질환의 주요한 선행질환 중 하나로 매년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여러 만성질환 정책에서 소외되는 ‘이상지질혈증 패싱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학회에 따르면 이상지질혈증은 심뇌혈관 질환인 당뇨병 환자의 90%, 고혈압 환자의 70%에서 유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일반 건강검진 결과지에 검진 결과가 ‘고혈압·당뇨병 질환 의심’이나 ‘일반 질환 의심’으로 통보되는데, 이상지질혈증은 별도의 항목이 아닌 일반 질환으로 분류돼 질환의 심각성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지고 있다. 또 이상지질혈증은 건강검진 결과 고혈압이나 당뇨병 의심 판정을 받은 경우와 달리 본인부담금 없이 무료로 해당 질환에 대한 확진 검사를 받을 수 없다.

최 대외협력이사는 “무엇보다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등록대상에서도 이상지질혈증이 빠져 있어 조속한 개선이 필요하다”며 “이상지질혈증의 검진부터, 통보, 사후관리까지 전주기적 예방 및 관리체계를 통해 뇌혈관 질환 주요 위험인자 간 통합 관리를 실현하고 심혈관 질환 발생률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동훈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사장은 “이상지질혈증은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 등 여러 심뇌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핵심적인 위험인자"라면서 "특히 조기에 발견해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혈관이 계속 좁아지고 체내 피의 흐름을 막아 결국 급성 심장 돌연사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여전히 당뇨병, 고혈압 등 다른 만성질환에 비해 인지도가 낮아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혈관 건강 유지와 증진에 역점을 두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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