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 스텝' 여파에 주담대 금리 7% 턱밑
'자이언트 스텝' 여파에 주담대 금리 7% 턱밑
  • 뉴시스
  • 승인 2022.09.23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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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고정금리 상단 6.8%…7% 돌파 시간문제
금융채 5년물 4.6%대…11년6개월만 최고치

이주혜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 은행 대출금리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주담대 금리 상단은 6% 후반대로 7%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이날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4.38~6.829%로 나타났다. 주담대 고정금리 상단은 전날 6.6%대였으나 하루 만에 6.8%대로 올랐다.

주담대 금리가 급격히 오른 것은 대출금리의 지표가 되는 금융채(무보증·AAA) 5년물이 급등해서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 상승이 반영된 것"이라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전반적인 시장금리 인상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금융채 5년물은 4.679%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대비 0.219%포인트 급등해 연고점을 하루 만에 다시 썼다. 이는 2011년 3월8일(4.68%) 이후 약 11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 2.259%였던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올해 들어 2배가량 급등했다.

금융채 금리는 국채 금리를 따르는 경향이 있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충격에 전날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미 연준은 20~2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2.25~2.5%에서 3.0~3.25%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으로 주담대 금리 상단이 7%를 넘어 8%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 FOMC 위원들의 금리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올해 말 금리 점도표 중간값은 4.4%로 예상됐다. 올해 11월과 12월 두 차례 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을 추가 단행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주담대뿐만 아니라 금융채 6개월물을 기준으로 하는 신용대출 금리도 오름세다. 신용등급 1등급 기준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상단은 6%대를 넘었다. 금융채 6개월물은 전날 3.581%를 기록해 2012년 1월2일(3.61%) 이후 최고치를 썼다. 지난해 말 1.598%보다는 2배 이상 올랐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4.2~6.608%로 나타났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은행의 예금금리, 금융채 금리 등 조달비용을 반영한다.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계속 커질 전망이다. 금리 상승에 은행들의 인하 조치도 효과를 크게 체감하기 어렵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산금리를 낮추고 우대금리를 활용해도 한계가 있다"며 "금리가 오르면서 저금리에 대출받은 '영끌족'들이 특히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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