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예·적금 증가세 가속
5대 시중은행 예·적금 증가세 가속
  • 김윤희 기자
  • 승인 2022.09.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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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금리인상기를 맞아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잇달아 높이면서 수신잔액 증가세도 점차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24일 금융권과 각사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적금 잔액은 22일 기준 총 785조926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768조5434억원에서 이달 들어서만 17조3834억원 불어난 규모다.

이 기간 정기예금은 729조8206억원에서 746조6592억원으로 16조8386억원 급증했다. 정기적금은 38조7228억원에서 39조2676억원으로 5448억원 증가했다.

5대 시중은행 예·적금은 지난 8월 한 달간 18조원 가까이 늘어난 바 있다. 정기예금이 17조3714억원, 정기적금이 6060억원 각각 증가했다. 이번 달에도 주요 기업들의 월급날이 몰린 25일 이후 월말까지 한층 더 가파른 증가세가 예상된다.

지난해 들끓었던 주식과 암호화폐, 부동산 시장이 올해 들어 전쟁 장기화와 새 정부 정책 등의 영향으로 시들해진 점은 은행으로 뭉칫돈이 몰리는 주요인으로 꼽힌다. 은행들은 본격적인 금리인상기를 맞아 수신 상품의 금리를 잇달아 올리며 자금 유입을 가속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5대 은행은 예·적금 금리를 최대 0.3~0.5%포인트 올렸다. 이에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4%대를 눈앞에 둔 상황이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은행별 주요 상품을 보면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이하 12개월 기준)은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고 연 3.99%의 이자를 제공한다.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과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은 3.80% 금리로 뒤를 이었다.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은 3.56%, NH농협은행 'NH왈츠회전예금 II'는 3.50%로 나타났다.

적금 상품의 경우 신한은행 '신한 쏠만해 적금'은 5.50%의 금리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 'KB마이핏적금'은 4.40% 이자가 붙는다. NH농협은행 'e-금리우대적금'은 3.92%, 우리은행 '우리SUPER주거래적금'은 3.85% 수준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 같은 시장금리 역시 우상향 곡선을 지속할 전망이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3회 연속으로 밟은 바 있다. 미 연준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2.25~2.5%에서 3.0~3.25%로 대폭 끌어올렸다.

이에 상단 기준이 같았던 기준금리가 역전되면서 미국이 우리나라(2.5%)보다 0.75%포인트 웃돌게 됐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차가 벌어질수록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환율이 올라가면서, 자산가치 하락을 우려한 외국인 자금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급격히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이에 한은 역시 미 연준과 보폭을 맞춰 다가오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존 시장 예상치인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넘어 0.5%포인트 인상하는 두 번째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 경우 시중은행들의 예금금리 역시 한층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쟁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치솟는 글로벌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긴축 기조가 연말을 넘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면서 "주식이나 코인, 부동산 등 투자 시장의 상승 동력이 빠진 상황에서 예금금리가 올라갈수록 은행으로 더 많은 돈이 몰리는 시기가 길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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