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숙? 멀티오피스?…진화하는 생활형숙박시설 '주목'
생숙? 멀티오피스?…진화하는 생활형숙박시설 '주목'
  • 뉴시스
  • 승인 2022.10.0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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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체류 콘텐츠 제공…지역 특성 반영 생숙 '옥석 가리기'
라포르테 블랑 여의도 광역 조감도.

 박성환 기자 = 생활형숙박시설(생숙)이 변화하고 있다. 숙박에 초점을 맞췄던 방식을 탈피하고 입지에 맞는 상품성을 갖춘 생숙이 관심을 끌고 있다.

서비스드 레지던스(Serviced Residence)라고 불리는 생활형숙박시설은 지난 2012년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 개정으로 첫 도입됐다. 이후 각종 서비스가 제공되는 호텔과 취사·세탁이 가능한 오피스텔의 특징이 결합된 고유 상품으로 주목 받았다.

다만 최근에 생숙이 지닌 특장점만으로는 성공적인 분양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다. 생숙이 도입된 지 10년의 시간이 흐르고 건축허가수도 매년 늘다 보니 희소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일부 생숙으로부터 변화를 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입지에 따른 특화 전략, 혹은 황금입지 자체를 선점해 가치를 차별화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부산 해운대에서 분양한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가 대표적인 예다. 이 생숙은 부산의 대표적인 부촌인 해운대에서도 관광특구라는 입지에 착안해 자산가를 주요 투자자이자, 방문 수요층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최고급 마감재와 인테리어로 시설을 구성하고 최상층에 개방감을 지닌 인피니티 풀을 설치했다. 고급 커뮤니티와 컨시어지도 기본 사양으로 채택했다.

이 같은 전략은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분양 과정에서 최고 267대 1, 평균 3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후 청약접수 데이터 분석 결과 청약한 수요층의 60%가 부산 내 부촌 지역민, 나머지 40%는 서울 강남3구·대구 수성구 등 이른바 '부자 동네'에 거주하는 사람들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입지 특성에 맞게 진화한 생숙들이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생숙의 기본에 충실하면서 특화설계와 커뮤니티, 컨시어지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경북 영덕군 강구면 일원에서는 '파나크 오퍼레이티드 바이 소노'가 최근 홍보관을 열고 공급에 나섰다. 지하 4층~지상 9층 호텔동 219실과 지하 1층~지상 2층 풀빌라동 45실 등 총 264실 규모다. 동해안 인근 입지를 활용해 전 객실 오션뷰 특화 설계를 적용하고 동해 주요 관광지 중 하나인 영덕군 입지에 걸맞은 관광형 숙박시설로 운영한다.

휴식과 편의를 위해 조식 및 다이닝 딜리버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50m 규모의 인피니티풀과 드라이 사우나, 스카이라운지 레스토랑 등의 고급 커뮤니티도 조성한다. 동해대로까지 차량 5분 이내 접근 가능해 접근성이 높고 인근에 지역 명소인 영덕대게거리까지 약 5분, 해파랑공원까지 약 7분 소요된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는 '라포르테 블랑 여의도'가 회사 보유분을 선착순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13층, 전용면적 21~43㎡, 총 161실 규모다. 라포르테 블랑 여의도는 서울 최대 금융업무지구인 YBD(여의도 권역) 중심부라는 입지를 살린 특장점을 기반으로 지난해 분양에서 140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곳은 업무지구 입지에 걸맞게 기본적으로 업무가 가능한 공간을 조성해 멀티오피스를 연상시키는 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세탁기와 취사시설에 더해 건조기, 스타일러 등도 함께 갖춰 업무와 출장 등으로 머무는 숙박객들의 비즈니스와 휴식을 아우르는 전반적 생활의 질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한달살이, 데이유즈 등 다양한 숙박 패키지를 제공, 도심 관광객과 YBD 종사자들의 거점지로도 활용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금융인 등 여의도에 직장을 둔 전문가들의 프라이빗 공간인 '살롱 드 여의'를 조성하는 등 지역 수요에 특화된 운영을 한다는 계획이다.

여의도의 한 공인중개사는 "숙박에 초점을 맞췄던 기존 생숙 분양시장의 트렌드가 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이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숙박과 업무, 여가를 아우르는 풍성한 체류 콘텐츠를 보유한 생숙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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