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미래의 무용극’” 국립무용단, 창단 60주년 기념 신작 ‘2022 무용극 호동’ 공연
“이것이 ‘미래의 무용극’” 국립무용단, 창단 60주년 기념 신작 ‘2022 무용극 호동’ 공연
  • 고일봉 기자
  • 승인 2022.10.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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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용단 창단 60주년 신작 ‘2022 무용극 호동’ 포스터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무용단(예술감독 손인영)은 ‘2022 무용극 호동’을 10월 27일(목)부터 29일(토)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이번 공연은 창단 60주년을 맞아 국립무용단 초대 단장 송범(1926~2007)이 정립한 무용극 장르의 정통성을 되새기며 오늘날 무용극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무대다. 국립무용단원 정소연·송지영·송설이 공동 안무, 연출가 이지나가 대본·연출을 맡았다.

2022 무용극 호동은 국립무용단 무용극 형식을 정립한 송범의 ‘왕자 호동’(1974), ‘그 하늘 그 북소리’(1990)를 계승하는 동시에 미래의 무용극을 표방한다. 국립무용단 간판 무용수이자 다수의 작품에서 안무·조안무로 참여한 바 있는 정소연·송지영·송설이 공동 안무로 나선다. 이들은 과거 송범의 원작에 등장한 ‘청룡 춤’을 오마주한 장면을 등장시키는가 하면 세밀한 감정 연기가 돋보이는 몸짓으로 인물의 복잡하고 다층적인 감정을 극적으로 표현한다.

이 밖에도 국립무용단원 44명 전원이 무대에 올라 선보이는 군무도 볼거리다. 한국 춤에 깃든 다채로운 호흡을 극대화한 유려한 춤사위로 채우는 장면부터 전쟁과 갈등을 그리는 격정적이고 역동적인 표현의 군무까지 압도적 스케일을 예고한다. 인간의 다양한 감정의 결이 풍성하게 살아 숨 쉬고 표현되는 우리 춤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2022 무용극 호동의 대본·연출은 이지나가 맡았다. 대한민국 뮤지컬 1세대를 대표하는 연출가 이지나와 국립무용단의 만남은 기존 무용극 문법이 지닌 전형성을 탈피해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새로운 무용극의 탄생을 예고한다. 작품은 총 8장으로 구성된다. 서사에 중점을 두었던 과거 무용극과는 달리, 장별로 상징적인 형상을 내세우는 이미지 극 형식을 띤다.

주제적인 면에서도 왕자 호동과 낙랑 공주의 감정에 초점을 맞췄던 사랑 이야기보다는 사회 혹은 운명과 대립하는 극한의 상황에 맞닥뜨린 인간의 갈등과 보편성에 초점을 맞춘다. 성별·나이·신분과 관계없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고뇌를 표현하기 위해 구체적 시대 배경을 걷어내고, 무용수 전원이 호동이 돼 다각적이고 입체적인 인물의 내적 변화에 집중한다. 무용 연출에 처음 도전하는 이 연출은 “송범의 전설적인 작품을 이 시대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시선으로 재창작하고자 한다”는 각오를 밝혔다.

음악은 뮤지컬과 대중음악을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곡가 이셋(김성수)이 맡았다. 그가 설명하는 2022 무용극 호동의 음악은 ‘낯설게 하기’다. ‘탁’, ‘틱’ 등의 노이즈를 비트로 응용한 전자 음악 기법인 글리치(Glitch)와 실시간 코딩 프로그램을 활용해 국악 리듬을 구현했다. 악기 구성에서도 태평소·당피리·아쟁을 포함한 국악기와 인도 전통 악기인 하모니움, 전자 건반 악기, 서양 현악기 등 이질적 음색의 악기를 조합해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음악적 실험을 시도한다. 또 한 곡에서 서로 다른 박자를 동시에 연주하는 ‘폴리리듬’(polyrhythm) 기법으로 익숙하지만 낯선 느낌, 부조화 속 조화를 불러일으키는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했다.

무대는 ‘가무악칠채’, ‘여우락 페스티벌’ 등에서 함축적·상징적인 스타일을 보여준 무대 디자이너 박은혜가 맡았다. 호동과 대립하는 냉혹한 국가의 이미지를 차가운 느낌의 금속 구조물과 LED(발광 다이오드) 벽체로 드러낸다. 의상 디자이너 민천홍은 신비로운 백색 계열 의상으로 시대와 성별을 초월한 인간 군상을 표현한다.

한편 10월 15일(토) 오후 3시에는 ‘2022 무용극 호동 오픈 리허설’을 개최해 공연을 미리 만나볼 기회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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